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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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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공정성 안믿는다

<한겨레21>-조원씨앤아이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 여론조사

20대 응답자 63% ‘한국 사회는 공정한 경쟁 보장하지 않는다’
등록 2017-09-26 18:01 수정 2020-05-0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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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정당 다섯 곳의 20대 청년당원 좌담회를 마친 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대표 김대진)와 함께 일반인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대한 인식 등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공정·공공성을 묻는 질문이 두루 포함됐다.

60대 이상·보수 절반 이상, 현 정부 소통 ‘긍정’ 평가

사안에 관한 찬반은 연령대와 진보-보수라는 이념 성향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20대의 경우 경쟁, 분배, 차별 유무 등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강한 불신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만큼 20대가 지닌 불안과 불만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9월19~20일 이틀에 걸쳐 전국 19살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에게 RDD(무작위 전화 걸기) 시스템을 통한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4.8%였다.

먼저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결정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사드의 한국 배치에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물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2.4%로, ‘반대한다’는 응답(32%)보다 갑절가량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67.3%), 50대(62.9%), 60대(79.7%)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찬성 비율이 각각 48%, 49.2%로 나타나 반대 의견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이념별로는 예상대로 자신이 보수라는 응답자 가운데 81.2%가 사드 배치에 찬성한 반면, 진보 응답자의 찬성 비율은 39.5%에 그쳤다. 눈에 띄는 것은 중도 성향 응답자들의 찬성 의견이 72.4%에 달했다는 점이다. 결국 중도가 사드 배치에 찬성 의견을 밝히며, 이 사안에 대한 여론 균형추가 찬성 쪽으로 기운 셈이다.

‘남북 간 교류를 복구·지속하는 것이 앞으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20대, 30대, 40대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56.3%, 72.5%, 65.3%로 절반을 훌쩍 넘었지만, 60대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0.8%를 차지해 세대별 차이를 드러냈다. 이념별로는 보수 응답자의 61.4%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반면, 진보 응답자의 74%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예상한 결과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일부 인사 실패에 대해선, 현 정부의 책임론보다 제도 운영 개선론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3.7%는 ‘인사 검증의 운영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해 ‘문재인 정부가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응답(28.5%)을 크게 앞질렀다.

정부의 소통 노력에 대해선 이념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높은 평가가 나왔다. ‘현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69.5%가 ‘그렇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18.7%)을 압도했다. 특히 60대 이상과 보수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52.7%)도 현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불통으로 몰락한 박근혜 정부를 겪으며 얼마나 국민이 소통에 목말랐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인세 인상, 보수 53% 공감
20대는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짙은 불신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대선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 연합뉴스

20대는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짙은 불신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대선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 연합뉴스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진보와 보수 모두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0.3%가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4.1%에 그쳤다. 법인세 인상에는 스스로 진보라고 여기는 응답자(82.5%)는 물론 보수 응답자도 52.9%가 공감했다.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응답이 각각 58.3%, 63.6%로 높게 나왔다. 보수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데 76.7%가 동의했고, 진보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데 83.5%가 동의했다. 중도층에선 각각 63.3%와 62%가 두 전직 대통령이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두고는 진보와 보수가 일정 부분 서로의 의사표현 방식을 인정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40%는 촛불집회가 ‘한국 사회 문제에 대한 정당한 의사표현’이라 했고, 진보 성향 응답자의 21.7%도 태극기집회가 ‘정당한 의사 표현’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의 공공성과 공정성에 강한 불신을 표해 기성세대와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사회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33.8%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20대 응답자들 가운데 ‘그렇다’라고 한 비율은 20.9%에 그쳐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나타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63.2%에 이르렀다. 또 ‘누구나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20대는 22.3%만이 ‘그렇다’고 했다. 역시 전체 평균(34.5%) 응답보다 훨씬 부정적인 평가다. ‘그렇다’고 답한 50대와 60대의 비율이 각각 42.2%와 48.5%에 달한 것과 견주면 20대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응답자 절반 이상, 언론 불신

이번 조사에선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언론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9%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2.4%에 그쳤다. 20대 응답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기성세대보다 높은 불신을 표시했다. 이들 가운데 ‘그렇다’고 한 응답자는 11.9%에 그쳤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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