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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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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치는 당신의 욕망보다 아름답다

2012 총선, 개발과 성장 대신 공감과 배려에 바탕한 ‘가치의 정치’에 주목하다
등록 2012-03-28 16:46 수정 2020-05-03 04:26
» 4년 전 유권자들에게 불확실한 미래의 이익을 위해 표를 던지게 했던 ‘욕망의 정치’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눈에 띄게 퇴조했다. 2012년 4월11일,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선택하게 될까. 지난 3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 모습. <한겨레> 강창광

» 4년 전 유권자들에게 불확실한 미래의 이익을 위해 표를 던지게 했던 ‘욕망의 정치’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눈에 띄게 퇴조했다. 2012년 4월11일,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선택하게 될까. 지난 3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 모습. <한겨레> 강창광

» 3월2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 모습. <한겨레> 이정우

» 3월2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 모습. <한겨레> 이정우

» 3월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녹색당의 4대강 정책 협약식 모습. <한겨레> 이정우

» 3월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녹색당의 4대강 정책 협약식 모습. <한겨레> 이정우



불과 4년 전이다. 당시의 선거판을 압도한 것은 ‘우리도 부자 되게 해달라’는 지극히 속물적인 욕망이었다. 뉴타운과 재건축,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권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누군가는 이것을 ‘쾌락의 평등주의’라고 불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욕망의 정치’라는 말로 개념화했다. 중요한 건 쾌락의 평등주의든 욕망의 정치든, 단순히 현재의 자기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행위를 가리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실현되기 어렵고, 실현될 수 없는 미래의 이익에 표를 던지는 행위다. 욕망이 실현되기 어려운 까닭은 단순하다. 우승열패의 진화론, 약육강식의 정글 논리가 지배하는 극단적 시장사회에선 누구나 원한다고 승자가 될 순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유통되는 대중의 욕망이란 대체로 자신의 필요에 충실하기보다, 타자들의 욕망을 과도하게 모방한 경우이기 십상이다. 서민은 중산층을, 중산층은 부유층의 욕망을 끝없이 욕망하고 복제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쾌락의 평등’을 향한 ‘욕망의 정치’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는 커지고 수출은 늘었지만 정부가 약속한 낙수효과는 없었고, 시장사회가 배양한 ‘부자의 꿈’ 또한 허망한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차츰 명확해진 탓이다. 사람들은 어떤 삶의 방식을 채택할 것인지를 두고 진지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춘 정치인도 드물지만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발과 성장이란 이름의 파괴 행위에 맞서 보존과 공생을, 1%의 탐욕에 맞서 99%의 연대를, 삶을 파괴하는 경쟁과 규율에 대항해 공감과 배려의 윤리를 이야기하는 이들. 불행히도 이들이 맞닥뜨린 오늘의 정치 현실은 그다지 밝지 않다. 이들의 체구는 왜소하고 힘도 약하다. 그럼에도 이들을 주목해야 할 당위는 충분하다. 욕망의 정치가 휩쓸고 간 폐허 위에 새로운 정치를 꽃피울 희망의 씨앗이 이들의 도전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가치의 정치’라고 부른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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