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웨이우얼자치구 투루판시의 문화재 관리를 맡고 있는 리샤오 국장…한국이 돌려준다면 매우 고마운 일, 복원에 기술적 문제는 없을 것
▣ 투루판(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100년이 지났지만 중국인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유적지에서 만난 중국 관리들은 서구와 일본인들이 약탈해간 문화재들에 대해 “응당 돌려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 탐험대의 대표적인 벽화 약탈 지역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투루판시의 문화재 관리를 맡고 있는 리샤오 문물국장은 “원통하다”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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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중국의 문화재들이 서구 사람들에게 약탈됐다. 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느낌은 어떤가.
=내가 모든 중국인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중국인들은 대체로 그때 일에 대해 불쾌하게 느끼고 원통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당시 중국은 경제가 나빴고, 서구 여러 나라들에 시달림을 당했다(문화재 침탈이 절정이었던 1910년대 중국은 대혼란기였다. 1911년 청조가 망했고, 혼란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됐다). 그 유물들은 스웨덴·영국·프랑스·일본 탐험대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도굴해간 것이다. 응당 중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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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모든 유물은 원래 있던 나라에 돌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의견은 어떤가.
=이 문제는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내 처지에서 할 얘기는 아니다. 상식 차원에서 말해보자. 유물 약탈이 있었던 것은 한 세기 전의 일이다. 지금 형세는 그때와 달라 우리가 외국의 박물관에 가 그 유물들을 다시 약탈해올 순 없다. 세계 여러 나라의 박물관들과 학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 유물을 돌려주는 나라는 없다. 그 유물이 명백한 약탈품인데도 말이다.
중국 정부가 유물 반환을 추진한 적은 있나.
=우리가 요구해도 서방 쪽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유는 한 가지다. 서구의 탐험대들이 중국에 들어와 유물을 약탈해갈 때 청나라 정부가 여권에 도장을 찍어줬다. 그들의 유물 발굴에 청나라 정부가 동의를 해줬다는 주장이다. 그때 청은 문화재에 대한 의식이 미약해 많은 협조를 해줬다. 많은 지원을 했고, 발굴 자격을 줬다. 그들은 유물 약탈이 청 정부의 동의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것이고 우리에게 돌려줄 법적 의무가 없다고 말한다. 그 밖에 유물은 인류 공통의 재산이라는 논리가 있는데 굳이 대꾸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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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로 반출된 유물 가운데서는 2차 세계대전 와중에 파괴된 것들도 있다.
=독일의 폰 르코크가 절취해간 벽화들이 베를린 박물관에 전시돼 있었는데 2차 대전 기간에 폭격을 맞고 파괴됐다. 매우 기분 나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서구나 일본으로부터 도굴당한 문화재를 돌려받은 선례는 있나?
=이곳에서는 전혀 없다. 그러나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1949년 이후에 정부가 일부 돌려받은 것들은 있다.
유물, 특히 벽에서 강제로 떼어낸 벽화를 돌려준다고 하면, 복원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나.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 유물을 돌려준다고 하면, 매우 고마운 일이다. 복원 문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둔황에서 미국 쪽과 벽화 보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40년 정도 해왔다. 하나도 돌려받은 게 없는 탓에 실험해본 적이 없어 장담할 순 없지만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럽의 도적들이 아직도 도굴 유도
현재도 도굴이 이뤄지고 있나?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있다. 오늘도 그런 흔적이 나와서 조사하러 다녀온 것이다( 취재진은 그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이틀을 기다려야 했다. 그가 바빴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1월25일도 그는 투루판에서 동쪽으로 100km 떨어진 선선(Shanshan) 지역에 도굴 현장이 발견돼 이를 확인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농민들이 도굴한 물품을 비싼 값에 사들이는 유럽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말이다. 오늘 현장도 무덤이 파헤쳐져 있었는데 도굴이 확실하다. 도굴자들은 대부분 농민이다. 이 사람들이 유물을 모아오면 유럽의 도적들이 돈을 주고 산다. 도굴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들도 있다. 자기 나라 유물이 아니라고 그렇게 하는데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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