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댄스·하이틴 부대변인 등 정당마다 젊은 층 표심잡기 이벤트… 한나라당은 수구 이미지 탈피, 민주노동당은 투표율 올리기에 주력
▣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60만 표를 잡아라!’
지난해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스무 살(만 19세) 유권자들이 드디어 5·31 지방선거부터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선거를 보름 남짓 앞두고 각 정당들도 젊은 층의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다. 유행가로 만든 로고송, 댄스부터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공약까지 정당들은 스무 살을 위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지도 예전 같지 않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은 가수 현영의 <누나의 꿈>을 개작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이야 히~ 나이야 호~ 투표할 나이! 20대 투표 세상 바꾸는걸”이라는 재미있는 가사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젊은 자원봉사가들로 ‘강강수월래’라는 댄스 그룹을 구성해 최근 유행하고 있는 ‘꼭짓점 댄스’를 추면서 활기차고 젊은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나라당은 음대 학생들과 교수가 만든 창작곡 <미래로 향해 가는 거야>라는 로고송을 제작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젊은이들과 함께 직접 로고송을 부르기도 했다. 또 각 정당들은 젊은 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하이틴 부대변인’을 공모했다.
유행가로 로고송 만들기, 댄스, 하이틴 부대변인 등 외견상으로는 각 정당의 젊은 층 공략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젊은 층 표심 잡기’에 정당들의 속내는 다 다르다.
2002년 대선에서 ‘영 피플 파워’(young people power)를 뼈저리게 경험한 한나라당은 수구 보수 정당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모습이다. 안상정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20~30대 지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왔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연희 의원의 기자 성추행 사건, 박계동 의원의 룸카페 파문 등 상대적으로 도덕성에 민감한 젊은 층에 당 이미지가 더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젊은 층의 정치 참여 확대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지도가 많이 오르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구정인 청소년위원회 위원장)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2002 대선에서 젊은 층의 정치 참여의 가장 큰 수혜자로 인식돼왔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과 양극화 때문에 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다.
현실적인 공약의 내용들은 비슷
각 당의 고민이 다른 만큼 젊은 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분석과 전략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투표율 높이기에 주력한다는 점이 정당 이미지에 치중하는 다른 정당과 구별되는 모습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치 참여 의식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위원회와 학생위원회를 만들어서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방학 기간에 이명박 시장, 손학규 지사 등 정치인들이 학생들을 위해 강연하는 ‘정치아카데미’를 모집해 젊은 층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월드컵을 유세 콘셉트로 잡았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젊은 층은 이미지로 정치인을 판단하는 측면이 있다. 젊은이들과 호흡하는 젊은 정당 이미지 구축이 젊은 표심 잡기의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인 공약들의 내용은 비슷했다. 젊은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각 정당은 젊은 층의 주된 관심인 등록금 문제와 취업을 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지방자치 예산 3% 확보, 청년실업 극복센터 건립, 매년 신규 채용시 채용 규모의 50% 이상을 20대 청년층으로 의무 고용하는 ‘청년 의무 고용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학 등록금 절반 삭감,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다양화, 연수제도와 인턴제도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등록금 관련 공약 등은 현실성이 있는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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