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슬람이 증오심을 부추긴다”

등록 2005-12-01 00:00 수정 2020-05-03 04:24

범죄 이민자를 돌려보내라고 요구하는 극우 국민전선 2인자 브루노 골니슈
다른 나라보다 잘 대해줬으나 좌파 교육자들이 젊은이들에게 불만 심어줘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 당수는 지난 11월9일 <ap>과의 회견에서 방리유 소요사태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민자들은 자기 나라로 되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은 극우파의 목소리를 보도하진 않는다. 하지만 르펜이 2002년 대선에서 무려 17%의 지지를 받으며 결선에 올랐다. <한겨레21>은 지난 22일 국민전선의 2인자인 브루노 골니슈 유럽의회 의원을 만났다. 골니슈의 주장이 다소 극단적이지만, 프랑스의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정서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는 판단에서 그와 인터뷰를 추진했음을 밝혀둔다.

아랍 이민자들은 동화되지 못한다

이민자 정책에 대한 국민전선의 입장은.
국민전선은 대량 이민정책에 항상 반대해왔다. 과거 이민자들은 프랑스의 법을 준수하고 문화에 동화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20~30년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많은 프랑스인들이 실업자인데도 정부는 이민자 유입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래서 실업률은 계속 높아졌다. 정부는 불법 이민마저도 방관했다. 오히려 일정 신고기간을 거쳐 합법화해줬다. 또 이민자의 가족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했다. 일부다처제 가족 같은 경우에도 들어올 수 있었다.
아랍계 이민자들을 골칫덩어리로 보는 것 같은데.
아프리카, 아랍 이민자들은 동화되지 못한다. 정부가 그들끼리 집단거주지를 형성하도록 정책적으로 도와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질적으로는 아프리카, 아랍 이민자들은 기존의 프랑스인들과 문화적으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언어나 인종, 종교적 차원에서 다르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공동체를 형성해 살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 다루는 것과 달리, 이민자들은 프랑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대우를 잘 받았다. 오늘날에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대우를 잘 받는 편이다. 이번 소요사태 때 자동차를 불태운 젊은이들은 100여 개 공공시설도 불태웠다. 교외에 탁아소나 스포츠센터가 있었다는 것은 국가가 교외 지역을 버린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민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것 아닌가.
보통 프랑스 정부가 그들을 게토에 집어넣었다고 하는데 잘못된 말이다. 공영주택은 가난한 프랑스인들조차 혜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랍계 젊은이들이 자기 나라에 머물렀으면 그런 주거 환경에도 머무르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 프랑스 정부가 해준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젊은이들이 좌파 사상을 가진 교육자에 의해 자기들이 희생양이라는 교육을 주입받았다. 그런 얘들은 증오나 키우며 자기를 받아들여준 프랑스를 무시하면서 자랐다. 이런 청년들의 정신은 야만적인 상태에서 교육받은 것이다.
알제리계 이민자들과 프랑스 사회의 갈등이 심한 것 같다.
프랑스가 알제리에 6세대 동안 식민화하면서 머물렀다. 프랑스가 오랫동안 식민화하면서 분명히 잘못한 것도 있다. 하지만 19세기 프랑스인이 알제리에 도착했을 때 알제리는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터키의 영향 아래 있었다. 프랑스 군인이 들어가서 이슬람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 치안을 설립하는 데 공헌했다. 또 알제리의 보건 수준을 높여놔, 급속도로 인구가 증가했다. 프랑스가 알제리의 모든 인프라를 건축했다. 1962년 알제리가 독립했을 때, 알제리는 남한보다 더 잘사는 나라였다. 알제리 사람들은 이전부터 프랑스에 와 있었지만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된 것은 독립 뒤다. 90% 이상이 알제리 독립 이후에 들어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그런데 알제리계 2, 3세대의 상당수가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국민전선의 공식 입장은 이들이 이중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만 택해야 한다. 그래서 알제리 국적을 택하면 알제리계 2, 3세대가 프랑스에 머물 수는 있지만, 뭔가 잘못하면 처벌받고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이번 방리유 사태 때 건물에 불을 지르거나 자동차를 불태운 이중 국적자는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고 원래 국적만 갖게 한 다음 그 나라로 돌려보내야 한다.



새로 들어오는 이민자부터 막아야

이민자 문제를 푸는 국민전선의 해법은.
국민전선은 외국계 2, 3세대로 프랑스에 살고 있는 이들을 통합시킬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통합하려면 먼저 이민자 수를 줄여야 한다. 약 40만 명의 이민자가 한 해에 계속 들어오고 있다. 산적한 외국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 들어오는 외국인 이민자부터 막아야 한다. 지금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정책을 취하지 못했다. 기다릴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유럽의 이민자 가운데 프랑스가 제일 심각하다. 물론 이 문제는 유럽 전체에서 일반적인 것이다. 프랑스가 과거 몇십만의 불법 이민자를 합법화해준 것은 다른 유럽 국가에 더 큰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민자들과의 통합과 공존이 가능한 것 아닌가.
문화가 다양하고 이질적일수록 사회를 통합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면 이탈리아나 폴란드 사람은 문화적·종교적으로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들조차 통합하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은 같은 라틴아메리카이기 때문에 말을 배우기 쉽다. 또 프랑스 문화에 동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2세대만 지나면 완전히 프랑스에 동화된다. 나는 말리라는 나라를 굉장히 존중하지만 말리 사람이 프랑스에 왔다고 쳐보자. 이탈리아 사람과는 다른 굉장한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인종적·종교적·전통적으로 우리와 분명히 다르다. 프랑스에 동화되기 힘들다. 그들도 자기 민족들끼리만 어울리면서 프랑스 사회에 동화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이슬람은 뭔가를 정복하려는 종교다. 이슬람 경전을 보면 이슬람을 전파하기 위해 폭력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 폭력의 사용을 포교를 위해 정당화하고 있다.
방리유 소요사태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소요를 일으킨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보면 일자리를 찾는 그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예를 들어 지금 실업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프랑스에는 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방리유 젊은이들의 정신상태는 부모 세대의 전통 아랍문화에서 단절된 것이다. 그리고 항상 국가로부터 세제 혜택이나 공짜로 뭔가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국가가 뭔가를 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사회에 대한 분노를 이번에 표출한 것이다. 문제는 이슬람이 이들에게 다가가 서구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유지하게끔 옆에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이다. 옛날 기독교가 이슬람을 박해했다는 것 등이 가족 등을 통해 주입돼왔기 때문에 방리유의 청년들이 이슬람의 종교적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랍계 무슬림 이민자의 유입이 새뮤얼 헌팅턴의 주장처럼 문명의 충돌을 불러올 거라고 우려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문명의 충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이슬람 문명이 프랑스 사회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이슬람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일원화하기 힘들지만 이슬람 국가 가운데 종교적 자유가 있는 나라는 없다. 또 이슬람은 단순히 종교적인 가르침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행동준칙이나 법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점점 위협받고 있는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보호하고 싶은 것이다.

공영주택 받는 사람들이 차별받은 건가

당신이 지켜야 한다는 프랑스의 정체성은 뭔가.
프랑스는 인종적으로 인도유럽족에 속한다. 언어적으로는 라틴·켈트·게르만 언어의 혼합으로 구성돼 있고, 기본적으로 골족과 켈트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첫 번째 프랑스 국가라고 볼 수 있는 ‘프랑크’는 게르만 이름이라는 데서 볼 수 있듯이 게르만계가 섞여 있다. 그리고 중세를 거쳐 영향을 받아온 기독교 문화권이다. 이런 프랑스의 정체성은 유지돼야 한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아랍계 이민자들이 차별받는다고 얘기한다.
그것은 정확하지 않다.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프랑스인들은 차별받고 있지 않다. 프랑스에서는 국적에 따라 사회보장제 등에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오히려 알제리계 가정을 보면, 그들이 공영주택을 배정받을 확률이 높다. 그 사람들이 차별받았다고 할 수 있나? 오히려 아이가 많다는 이유로 더 좋은 지위를 부여받는다. 우리는 진정으로 프랑스 문화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이민자들을 통합시키고 싶다.</ap>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