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의 월드뮤직 속으로
신현준 지음, 웅진닷컴(02-03670-1826) 펴냄, 1만5천원
‘제3세계’의 음악을 일컫는 ‘월드뮤직’을 듣는 것은 외줄타기와 같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 사람들의 감성과 그 감성이 기반한 사회에 마음을 여는 과정인 동시에 잘못하면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못사는) 나라에 대한 피상적인 향수에 그칠 수도 있다. 아일랜드부터 헝가리, 쿠바, 가나,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고 있는 다양한 음악을 그 지역의 역사, 문화와 함께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짜임새 있게 정리한 이 책에는 ‘피상적인 향수’를 넘어서 ‘월드뮤직’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지은이의 노력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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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에릭 홉스봄 지음, 김동택·김정한·정철수 옮김, 영림카디널(02-553-8516) 펴냄, 1만8천원
좌파 역사학자 홉스봄이 지난 40년 동안 발표한 글들을 묶었다. 원제는‘uncommon people’, (유명하지 않으나)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사회와 역사를 만들어나갔으며 그들의 신념과 행위의 논거가 무엇이었는지가 주제다. 산업혁명에 저항한 기계파괴주의자, 베트콩, 미국 혁명운동가 토머스 페인 등을 이야기하면서 역사는 이같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여왔다고 강조한다. 재즈의 민중적 기원에 관심을 가지고 재즈 평론가로도 명성을 얻은 홉스봄답게 시드니 베셰, 카운트 베이시, 듀크 엘링턴 같은 재즈 거장들에 대해서도 독특한 분석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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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화와 근대 - 최한기 사상에 대한 음미
박희병 지음, 돌베개(02-338-4143) 펴냄, 1만2천원
혜강 최한기(1803~77)는 19세기 중·후반 동아시아의 전통적 사유 틀인 유교의 전통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서양을 참조해 새로운 세계를 구상했던 조선의 대표적인 사상가다. 국문학자인 지은이는 최한기의 사상을 ‘근대성찰적 관점’에서 바라보려 한다. 칸트와 후쿠자와 유키치, 캉유웨이 등과 비교해 ‘화이론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국가간의 평화와 공존을 중시한 최한기 사상의 독창성’을 발견하고, 서구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없었던 나이브한 한계 또한 지적하며 근대와 근대극복의 문제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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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앨버트 칸 엮음, 김병화 옮김, 한길아트(031-955-2032) 펴냄, 1만3천원
스페인 출신의 첼로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1876~1973)의 회고록.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이 전설적인 연주자의 휴머니스트로서의 삶을 강조한다. 가난한 교회 오르가니스트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부자들만 오는 연주회를 벗어나기 위해 노동자를 위한 연주회를 열었고, 스페인의 파시즘과 세계대전, 냉전을 겪으면서 프랑코 정권에 반대해 활동을 중단하는 등 평생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런 삶의 태도와 음악 활동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따뜻하면서도 용감하게 살았던 예술가의 삶이 드러난다.
사진의 역사
보먼트 뉴홀 지음, 정진국 옮김, 열화당(031-955-7000) 펴냄, 3만5천원
미국의 사진사가가 1982년에 내놓은 이 책은 사진의 예술성과 과학기술 발전의 상호 영향에 주목하면서 치밀하게 사진을 분석한다. 사진가들이 사진을 독자적인 예술 형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사진술이 수공기술의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프레드릭 에번스 등의 ‘회화적 사진’, 앨프리드 스티글리차 등의 ‘순수파 사진’, 순간을 기록하는 데 능했던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등 사진 대가들의 작품을 과학기술의 발전과 수많은 자료들을 동원해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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