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026년 5월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수도 베이징 중심가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관계 관련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6년 5월20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시 주석의 기자회견은 흔치 않다. 직전 기자회견은 2025년 12월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중 때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과 프랑스는 독립 자주적인 대국이다. 두 나라는 혼란으로 점철된 국제 정세 속에 다자주의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평등한 대화와 개방 협력을 고수해야 한다.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안 해도 표적은 ‘미국의 일방주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한 회담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스물다섯 번째 중국 방문이자, 중-러 관계의 높은 수준과 특수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올해는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다. 지난 30년 동안 두 나라는 비바람을 무릅쓰고 시대에 발맞춰 발전해왔고, 새로운 대국 관계의 모범을 세웠다. 두 나라는 서로 평등하게 대우하고, 상호 존중하며, 신뢰를 중시하고, 의리를 지키며, 협력과 상생을 통해 국제 공정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5월13~15일)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9년 만이었지만,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2025년 5월8일에도 방중해 시 주석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만남의 ‘무게’가 다르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두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5월14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첨을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한 이유다. 중국에 대만은 ‘성역’이었고,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 전쟁 종결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 중국은 ‘원칙적 동의’만 표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다자주의’를 새삼 강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야유’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당선(2017년) 전 미국 경제 최악의 ‘적’은 중국이라고 했다. 집권 1기 때는 물론 2기 초인 2025년까지도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방중을 앞두고는 중국을 ‘미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삼을 뜻을 분명히 했다. 중간선거는 다가오고 다른 뾰족한 돌파구는 없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새로 구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는 5월20일에야 “미국이 항공기 엔진 부속과 각종 부품까지 제공하기로 했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은 급한데, 중국은 느긋하다.
“이란을 겨냥한 새로운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마쳤다. 다만 주변국 요청과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위해 실행을 잠시 멈춘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18일 소셜미디어에서 이렇게 밝혔다. 반복된 위협은 ‘약발’이 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에도 위기감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란 쪽은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이 공격을 재개하면, 전쟁은 중동 이외 지역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전쟁은 4월7일 휴전으로 멈췄다. 한 달이 넘도록 멈춘 전쟁을 끝낼 수 없다. 미국을 어쩔 것인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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