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독일·중국·아르헨티나·스웨덴·캄보디아·일본의 대학 등록금 알아보니…
무상인 나라 적잖지만 내더라도 한국처럼 비싼 곳 없어
한국의 ‘미친’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한숨이 깊어진다. 정치권은 시끄럽기만 할 뿐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알아봤다. 스웨덴이나 독일처럼 대학 등록금이 아예 없는 나라도 있지만, 등록금을 내더라도 한국처럼 비싼 곳은 없는 듯하다. 학자금 대출은 재학 중에는 무이자인 곳이 많았고, 졸업 뒤에도 상환 금리가 낮았다. 한국의 ‘살인적’ 대학 등록금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각 나라의 물가수준 등을 고려해 실질적 소비 가능 수준을 보여주는 구매력지수(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교육 기대연수를 참고치로 넣어, 등록금 및 교육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한국과 여러모로 비슷한 대만의 사례부터 살펴본다. _편집자
① 대만 - 비슷한 조건, 등록금 반값
20년 전 유상 대학 교육으로 전환한 대만…
등록금 높지 않고 장학금 혜택 많아
타이베이(대만)=최말순 대만 국립정치대학 대만문학연구소 교수
동아시아 국가 중 대만은 식민지 경험과 냉전 시기 국토 분열의 역사뿐 아니라 경제발전 양상과 국민소득 수준, 그리고 높은 교육열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대학 교육 중시와 인재 양성이 국력의 근간이란 인식 역시 비슷하며, 대학 교육이 곧 평생을 보장해주던 시절도 있었다.
한해 등록금 국립 225만원, 사립 451만원그러던 것이 약 20년 전 교육개혁 정책 시행으로 대학 수가 급증해, 이제는 원하면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개혁 정책은 교육 기회 확대라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기존 정부 지원 100%인 무상교육 대신 개인이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낳았다. 분야와 학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만의 국립대학 등록금은 1년에 6만원(약 225만원) 정도고, 사립대는 12만원(약 451만원) 수준이다. 저소득층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려고 정부는 학자금대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대학과 대학원 재학, 군복무가 끝날 때까지 무이자(이자는 교육부 부담)이고, 은행 정기예금의 연이율에 1.5%를 추가한 이자를 적용해 상환한다.
국립정치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는 우츠안(21)은 따로 대출을 받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학비를 내주기 때문이다. 회사원인 부모의 소득수준에 비해 현재의 학비는 그다지 큰 부담은 아니다. 대만의 대학생은 대부분 츠안처럼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아르바이트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한다. 학비가 소득수준에 비해 많이 높지 않고 장학금 혜택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보편적으로 대만 학생들은 자립심이 강해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집안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츠안도 자신의 힘으로 독립하기를 바란다. 대출받아 학비를 충당하는 경우, 졸업 1년 뒤부터 상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츠안은 내년 홍콩의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될 예정인데, 홍콩은 비싼 학비로 유명하지만 교환학생 협정에 소속 대학의 학비를 내는 것으로 돼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장학금은 교육부와 각 대학에서 매년 일정하게 지원하고 있고, 특히 츠안이 다니는 신문방송학과는 선배 방송인이 주축이 된 기금회에서 후배 육성을 위한 장학금이 마련돼 있어 다른 학과보다 기회가 많다. 츠안은 한국의 문화산업과 방송매체 환경에 관심이 많아, 이번 학기에 한국과 대만의 문학을 통해 양국의 현대 역사와 사회문화를 공부하는 교양과목을 이수했다.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1천만원에 이른다고 전하자 츠안은 의아해했다. “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그렇게 높은지 몰랐어요. 가끔 한국 드라마를 보는데, 우리와 생활수준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그럼 보통 어떻게 학비를 마련해요? 부모님이 내주시기에는 너무 높은 것 같은데요.”
대만 정부, 대학의 인상 요구 저지대만 정부는 최근 3년간 각 대학의 지속적인 학비 인상 요구를 저지하고 있다.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어 아직까지는 국립대학의 학비가 동결돼 있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벌써부터 인상 폭에 대해 각계에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사립대학의 경우 학비 인상은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전에도 그랬지만 대폭적인 인상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경제성장 둔화로 가계소득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학비 인상은 어떤 형태로든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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