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읽지 않고서 세계 지성계의 흐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 한국엔 다소 낯선 이름인 는 1954년 프랑스 유력지 의 자매지로 창간된 이래, 현재 73개국 26개 언어로 240만 부가 매달 동시 발행되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진보매체다.
패권주의 거부, 세계화 폐해 지적
이 잡지의 미덕은 미셸 푸코, 알랭 투렌, 피에르 부르디외, 노엄 촘스키, 자크 데리다 등 화려한 필진의 글보다도, 일관되게 지켜온 ‘날카로운 분석, 따스한 시선, 균형 잡힌 시각’에 있다. 세상의 표면이 아닌 이면의 진실을 더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금권이나 정치권력과의 관계에 안주하는 상업·관영 언론을 경계하며, 국가나 인종 차원의 협소한 이해보다는 휴머니즘, 문화 다양성, 시민사회 연대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중시해왔다.
처음부터 패권주의와 제국주의를 거부한 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물신주의를 배척하고 제3세계 국가들의 비동맹 운동과 세계 노동운동을 지지했으며, 세계화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왔다. 1995년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체결에 때맞춰 독립운동의 깃발을 내건 멕시코 게릴라 운동 ‘사파티스타’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고, 걸프전·아프가니스탄전·이라크전 당시 미국과 그 동맹국을 신랄히 비난했다. 특히 의 논객인 베르나르 카생과 이냐시오 라모네 등은 세계 금융위기 때인 1998년 제3세계 국가들의 세계화 폐해를 지적하고 ‘대안적 세계화를 모색하는 국제연대’인 ‘아탁’(ATTAC)의 설립을 주도하면서 투기자본에 세금을 부과하는 ‘토빈세’의 도입을 주창했다.
뉴욕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키는 초극적 세계화 시대에 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특히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판 지면을 통해 소개된 의 ‘도발적인’ 기사들은 우리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월가가 사회주의로 회귀한다’ ‘자본주의 신화는 붕괴되는가’(2008년 10월호), ‘지칠 줄 모르는 미 제국주의의 욕망’ ‘자본의 새로운 지정학’(11월호),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가 도래한다’ ‘세계화의 폭력성’(12월호), ‘자본주의 권력이 자행한 아나키즘의 가치의 훼손’ ‘오리엔탈리즘의 신화와 현실’(2009년 1월호), ‘자유주의자들의 새로운 궤변’(2월호), ‘자유무역, 그 달콤한 비극’(3월호)….
오늘날 는 진보의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 자본권력에서의 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체 매출 중 광고 수입 비중을 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사이에 독자 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의 저력은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 거미줄처럼 포진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친구들’(Les Amis du Monde Diplomatique)이라는 팬클럽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지성 일깨우는 과의 연대의 한국판 독점 판권을 갖고 있는 (주)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과 손을 잡았다. 흔들리지 않는 진보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자본과 권력에서의 독립을 일관되게 추구해온 이 와 콘텐츠 공유, 한국판 제작 참여 등 전면적 제휴를 맺기로 한 것이다. 이제 한국판은 단순한 번역판을 넘어 국내외 대안 담론을 접목하려고 한다. 프랑스 원문을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한국 독자의 관심을 중심에 두면서 지면을 재구성하고, 자체 편집진과 외부 필진이 만드는 고급 콘텐츠로 국내면을 채우기로 했다. 저자인 홍세화 기획위원이 편집인을 맡아 세느강과 한강을 잇는 가교를 놓는다. 베를리너 판형(314×470mm), 월 40면 체제로 매달 첫주 목요일 발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기구독 문의: 전화 02-777-2003, 02-710-0501~2, 전자우편 info@ilemonde.com, 홈페이지 ilemonde.com.
성일권 한국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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