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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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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산업, 처벌의 상업화

등록 2001-03-07 00:00 수정 2020-05-02 04:21

감금도 돈이 된다. 죄수 1인당 연간 2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연간 약 400억달러가 수감자 관리비용으로 지출되고 여기에 다시 감옥 건설비용을 보태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다. 이걸 사업으로 하면 어떨까?
도시계획에서 의료보험에 이르기까지 공공부문의 지출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민영화하는 첨단 ‘신자유’ 자본주의가 이 황금시장을 놓칠 리 없다. 80년대부터 몰아닥친 ‘민영화바람’은 감옥에도 들이닥쳤다. 최초의 감옥기업은 지난 1985년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회사의 출자로 창설된 CCA(Corrections Corperation of America)라는 회사이다. 현재 미국의 최대 감옥기업인 이 회사는 5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68개의 감옥을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푸에르토리코 등에도 진출해서 모두 76곳의 사설감옥을 운영하고 있다.
서열 2위의 기업은 WCC(Wackenhut Corrections Corporation)인데 창립자인 전직 FBI 요원 와켄허트의 이름을 딴 이 회사는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46곳의 감옥을 가지고 있다. 원래 사설 경비업체에서 출발한 이 기업은 지난 70년대 초반 자신들이 수집해온 일반인 300만명에 대한 사찰자료를 FBI에 넘겨 유명해지기도 했다. 이들은 주정부와 위탁계약을 맺어 감옥을 건설하고 죄수들을 수감, 관리한다. 이윤을 남기기 위한 최소비용, 최대효율의 원칙은 예외없이 적용돼서 수감자의 인권은 기업의 최대이윤이 보장되는 한에서만 고려된다. 일례로 CCA는 연간 순이익이 5천만달러가 넘는 알짜기업이다. 이들이 위탁관리하는 죄수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하도 말썽을 빚어 최근에는 심지어 공화당의원들에게조차 감옥 민영화는 시들한 의제가 되고 있는 지경이다.
감옥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다. 그래서 감옥은 경제적으로 파탄이 난 미국의 농촌이나 소도시 지역에서 카지노와 함께 가장 선호되는 유치산업이기도 하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교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53만여명이다.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제네럴 모터스를 제외하고는 이만한 숫자의 피고용인을 가진 기업은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지난 50년대의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는 용어를 따서 감옥-산업복합체(prison-industrial complex)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군부와 방산업계의 이해가 함께 가듯 사회관리당국과 감옥산업계의 이해가 함께 간다. 군산복합체의 관심이 평화가 아니라 군비증강이었듯이, 감옥-산업복합체의 관심은 교정도 갱생도 아닌 최대숫자의 감금이다. 죄수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감옥기업의 매출과 이윤은 증가하며 관련당국자들의 사회적 정치적 입지도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회전문’이라 불리는 서로 봐주기 현상이 생겨나게 됐다. 어제의 교정당국자가 내일은 감옥기업의 사장으로 옮겨앉고 감옥기업 간부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당국자로 변신한다.
최대 감금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고형량의 최대화와 가석방의 최소화이다. 범죄자에 대한 선고형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은 사회적 캠페인과 정치인에 대한 로비를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처벌강화 입법을 유도해낸다. 가석방은 교도당국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의 손바닥 위에 놓여 있는 셈이다.
감옥의 또다른 경제적 효과는 감옥 내 노동을 통한 것이다. 교도소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많은 교도소들이 소내 노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도 당연히 돈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정적인 속옷으로 유명한 빅토리아스 시크릿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수감자들의 저임 노동력을 이용한 하청을 통해 물건을 생산한다. 아예 정부와 계약을 맺어 가구에서 머리핀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을 생산하는 ‘UNICOR’라는 기업은 시간당 30∼90센트의 임금에 수감자들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재소자 노동으로 인한 이익은 법무부 예산에 편입돼 교도소 운영비로 쓰인다. 사실상의 자급체제인 셈인데, 미국에서는 그 이윤이 민간기업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상품 중 일부가 수용소 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이라며 수입금지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었을 때, 감옥 개선 운동가들은 미국부터 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들이 미국의 감옥에 붙인 명칭은 아메리칸 굴락(스탈린 시절의 강제노동교화소)였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감옥노동 이용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단지 3만∼4만명만이 여기에 동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도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아마도 사회적 위험인구를 분리함으로써 얻어지는 안정과 공포의 배합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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