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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으로 본 세계_오스트레일리아] 바닷가에서도 금연

등록 2005-09-30 00:00 수정 2020-05-03 04:24

▣ 시드니= 권기정 전문위원 kjkwon@hotmail.com

지금의 추세대로 흡연 인구가 줄어든다면 앞으로 25년 뒤에 오스트레일리아는 흡연자가 없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커틴대학의 보건정책학과 마이크 다우비 교수팀은 2030년에 오스트레일리아인의 흡연율이 제로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83년 이후 새로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과 금연하는 사람들을 집계해 연간 흡연 추세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흡연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연령층은 젊은 층이다. 원주민들의 흡연율은 여전히 높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흡연율은 이미 전세계에서 제일 낮다. 오스트레일리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3년 7월~2004년 6월 오스트레일리아의 흡연율은 17.7%로 스웨덴(17.8%)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비흡연율 1위 국가에 올랐다.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오스트레일리아의 흡연율은 29%에 달했으나 91년 24.3%, 2001년 19.5%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흡연율 감소는 사회적으로 흡연에 대한 관용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퍼브와 클럽 일부도 금연구역으로 바뀌어 공공장소에서 흡연가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시드니와 멜버른 등 일부 대도시 의회는 술집뿐 아니라 카지노나 아웃도어 레스토랑 등지로까지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직접흡연으로 인한 폐해뿐 아니라 이들 공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수십년간의 간접흡연으로 폐암이나 각종 기관지염을 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 무풍지대’로 인식돼왔던 호텔, 식당, 술집 등 접객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금연 인식 확산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직접흡연과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의사협회나 금연로비단체들이 강력한 목소리로 호소하고 관련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특이한 점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바닷가 금연 조치다. 시드니의 대표적 해변인 멘리와 본다이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환경단체인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는 전국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연간 320억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본다이 비치를 관할하는 웨이버리 의회는 “본다이에서 아무 때라도 해변 모래밭을 헤치면 담배꽁초가 70만개씩 나온다”며 지난해부터 금연 조치를 단행했다. 해변에 나뒹구는 담배꽁초들이 바닷물에 휩쓸려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망칠뿐더러 담배꽁초를 먹이로 잘못 알고 먹은 고래와 물고기, 새들을 해친다는 게 조치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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