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니=권기정 전문위원 kjkwon@hotmail.com
지난해 말부터 뇌물수수 부정 스캔들에 시달리던 시드니의 한 시의원이 최근 사임했다. 주인공은 중상층 거주지역으로 한인 동포들도 제법 많이 거주하는 스트라스필드시의 앨프리드 챙 시장. 개발업자에게 100달러짜리 지폐뭉치로 2500달러(한화 200만원 상당)를 건네받는 장면을 담은 몰래 카메라 사진이 화근이었다. 주정부의 반부패위원회(ICAC)는 수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개최했고 그는 현금 수뢰 사실을 시인한 뒤 이번에 자진 사퇴한 것이다. 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존 아비사브 전 시장이자 현역 시의원도 함께 사임했다.
혹자는 이런 사태를 놓고 “그 사람 재수도 참 없네. 얼마 받지도 않고 걸렸으니 말야…” 하며 혀를 찰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현금으로 가득 찬 사과박스도 아닌 ‘2500달러’를 몰래 받는 것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아주 큰 ‘사건’이다. 정치 기부금 문화가 제도적으로 양성화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음성적으로 건네받은 것은 뇌물이고 불법이다. 챙 시장과 아비사브 의원의 스캔들도 연일 <시드니 모닝헤럴드> 등 유력지에 오르내리며 빈축을 샀고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결국 이들 두 사람이 자진 사퇴함에 따라 뇌물수수는 형사처벌 대상으로만 남게 되었지만 만약 사임하지 않은 채 시장이나 시의원직을 고수했다면 모양새는 더 나빠졌을 것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지방의회 시의원이나 시장이 부정 행위에 연루됐을 경우 주정부가 당사자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새 법이 막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 법에 따라 해고되는 첫 시장과 시의원이 되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었다.
이 법은 지난 2002년 시드니 록데일시에서 있었던 애덤 매코믹 시의원과 스미니스 시의원의 뇌물수수 사건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이 법은 주정부가 뇌물수수에 관련된 시의원이나 시장을 최대 5년 동안 면직 조치할 수 있으며 혐의가 없다고 판결 나더라도 면직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부정행위 감시 대상이 시의원에 머물지 않는다. 시의회나 시 행정부에서 부정부패 행위가 발각될 경우 관련자 전원을 면직 처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지방정부와 시의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법이다. 이 법으로 주정부는 지방정부와 의회의 공정성과 투명성까지 꼼꼼히 체크할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지자제는 그만큼 잘 발달돼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이 법에 적용을 받은 시의원은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한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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