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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새 지평을 열다

등록 2019-06-15 13:30 수정 2020-05-03 04:29
6월11일 오후(현지시각)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한국 최준이 선제골을 넣은 뒤 팔을 벌리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6월11일 오후(현지시각)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한국 최준이 선제골을 넣은 뒤 팔을 벌리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일군 성취는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비록 연령별 대표팀이지만, 피파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정정용호가 처음이다.

한국 축구는 17살 이하 여자대표팀이 2010 피파 월드컵에서 정상을 정복했고, 20살 이하 여자대표팀이 2010 피파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남자부에서 결승전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1983년 피파 20살 이하 월드컵 4강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이 남자부 최고 성적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피파 주관 대회는 아니었다. 아시아권에서도 카타르(1981년)와 일본(1999년)에 이어 세 번째로 20살 월드컵 결승에 올라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프로에서 뛰어보지 않은 무명 감독의 성공담은 극적 요소를 더한다. 지금까지 대표팀이나 프로팀 감독 자리 경쟁에서 스타 선수 출신이 프리미엄을 누렸다. 하지만 정정용 감독의 성공으로 지도자 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새롭게 정의될 것이다. 이름값보다는 현장 경험과 실적, 실전 능력이 중시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스파르타식 훈련이나 엄하고 무서운 카리스마형 지도자와 다른 ‘소프트 리더십’(부드러운 지도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실수해도 격려하고,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면서 응집력을 높였다. 과거엔 감독의 절대 권위 앞에 선수들이 복종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신세대 선수들은 점점 개인화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원팀’ 정서를 이끌어내고 “뛰지 못한 벤치 선수들한테 고맙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만든 것은 ‘정정용 심리학’의 비밀이다.

한 나라 엘리트 축구의 최고봉인 A대표팀으로 성장할 어린 선수들이 결승까지 진출해 자신감을 키우고 심장을 두껍게 만든 것은 대표팀 역량을 근저에서부터 강화한다. ‘정정용호’는 한국 축구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진일보하는 계기를 만든 강력한 충격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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