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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체조] 한국 체조는 ‘봉’을 믿는다

등록 2008-08-07 15:00 수정 2020-05-02 19:25

2008 베이징올림픽 종목별 체조 Gymnastics 금메달 18개

사람의 몸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 체조는 그 답을 구하는 운동이다. 올림픽에서 체조는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트램펄린으로 나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체조 종목에 걸려 있는 메달은 18개. 강호 중국과 미국, 그리고 종주국 유럽의 각축이 예상되지만 금메달 향배의 열쇠는 심판이 쥐고 있다. 인간이 펼치는 가장 극적인 예술에 점수를 매겨야 하는 체조 경기에선 심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한데, 유럽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유럽 국가들이 힘을 받는다.

14개 메달이 걸린 기계체조는 중국과 미국의 맞대결 사이에서 한국, 일본, 유럽이 틈새를 노린다.

리듬체조는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다툼으로 요약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도입된 트램펄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이 강국으로 꼽힌다.

한국은 평행봉이나 철봉에서 양태영(국내 1위), 김대은(세계선수권 금메달), 유원철(세계선수권 은메달) 선수가 첫 금메달을 수확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 점수와 기술 수준을 높였기 때문에 연결 동작과 착지에서 실수하지 않는다면 중국 선수들과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다. 주목받는 중국 선수가 없는 철봉 부문에서 김지훈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있다. 철봉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독일의 파비앙 함뷔헨과 김지훈의 양강 구도다.

여자부에선 조현주 선수가 개인종합에 출전한다. 리듬체조 부문의 신수지 선수는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결선 진출에 도전한다.

중국, 막강 선수진에 홈 텃세까지

모두 8개 메달이 걸려 있는 기계체조 남자 부문에서는 중국의 선전이 예상된다. 체조 황제 양웨이, 안마 부문 세계선수권 3연패 샤오친, 링 2연패 첸이빙 등이 포진하고 있고 개인종합도 최강이라는 평가. 이 중에서도 양웨이(28)가 중심축이다. 개인종합과 단체전까지 휩쓸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4~5개 금메달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체조는 심판이 중요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SI)는 ‘올해의 바보’를 선정했다. 1위는 양태영의 금을 폴햄에게 선사한 아테네올림픽 체조 심판들. 국제체조연맹은 아테네올림픽 파문 이후 지난해부터 ‘뉴 코드 오브 포인트’라는 새로운 채점 방법을 도입했다. 심판의 재량에 따라 이론상으로 점수를 한없이 높게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점수는 기술성을 중시하는 A점수와 완벽성에 초점을 맞춘 B점수의 합계로 이뤄진다. A점수는 난도 점수와 필수 기술 점수,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했을 때 얻는 옵션 점수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새 채점 방식이 기술성에 치우치는 바람에 체조 본연의 예술성이 도외시된다는 비판도 있다.

난도 점수: 보여줘야 하는 9가지 기술에 대한 점수다. 가장 쉬운 A난도 0.1점에서 가장 어려운 G난도 0.7점까지다.

필수 기술 점수: 해당 종목에서 지정하는 5가지 필수 기술을 선보여야 얻는 점수. 0.5점씩 최대 2.5점을 딸 수 있다.

옵션 점수: 심판의 자의적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점수. 기술들의 연결이 자연스럽다면 보너스를 주고, 그렇지 않다면 점수를 깎을 수도 있다.

B점수는 10점 만점에서 출발해 실수가 나올 때마다 점수를 깎는다. 철봉이나 평행봉에서 떨어지면 0.8점을, 큰 실수는 0.5점을 삭감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남녀 모두 도마의 경우 B점수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 뜀틀을 뛰는 선수는 자신이 몇 점짜리 연기를 실시한다는 것을 전광판을 통해 미리 심판과 팬들에게 알리고 출발한다. A점수가 공개되는 셈. 그래서 도약과 착지 때 실수가 빈발하는 도마에서는 B점수가 중요하다.

● 베이징올림픽 체조 종목 국가대표

기계체조

감독 이주형(35·대한체조협회) 코치 이장형(34·대한체조협회) 마사지사 임철환(30·대한체조협회)

남자

양태영(28·포스코) 김지훈(24·서울시청) 김수면(22·한국체대) 김대은(24·전남도청) 유원철(24·포스코) 김승일(23·전남도청)

여자

코치 강기철(40·대한체조협회)
선수 조현주(16·학성여고)

리듬체조

코치 김지희(39·세종고)
선수 신수지(17·세종고)

● 퀴즈: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체량을 통과한 복싱 선수는?

미국의 찰스빈치 선수.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200g이 초과된 몸무게 때문에 부랴부랴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겨우 계체량 통과. 그러나 결과는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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