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HIV에 대해 우리의 편견을 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학습’하는 것이다.
HIV와 AIDS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에이즈(AIDS)란 말은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영어 명칭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약어다. ‘후천성’은 ‘선천성’과 대비되는 말로 유전되지 않음을 뜻한다. ‘면역결핍증’은 우리 몸의 방어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 기능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일컫는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이름이 말해주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며 몸 안에서 면역세포를 파괴한다.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의 차이는.
HIV 감염인은 HIV가 몸 안에 들어와 있지만 일정한 면역수치(CD4 200cell/㎣ 이상)를 유지해 몸에 뚜렷한 증상이 없다. 에이즈 환자는 HIV에 감염된 뒤 면역체계가 파괴돼 면역세포 수가 200cell/㎣ 이하거나 에이즈라고 진단할 특정 질병 또는 증상이 나타난 경우로 한정된다. 현재 HIV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치료제가 개발돼 잘 치료받고 약을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최근 연구는 HIV 감염인이 적절한 시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비감염 인구와 크게 다르지 않는 기대수명을 누리는 사실을 전한다. 과거엔 에이즈가 걸리면 죽는 무서운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하는 만성질병이다.
HIV에는 어떻게 감염되나.
감염 경로는 확실하다. 성접촉, 혈액 감염, 임신부와 태아 사이의 수직감염이다. 혈액이 교환되지 않는 키스나 땀 분비물 같은 체액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HIV는 혈액이 외부 노출되면 3초 이내에 사멸되는 약한 바이러스다. HIV에 감염됐더라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감염인은 바이러스 수치가 미검출 수준이라 전파되지 않는다.
HIV의 증상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없어, 수년간 본인이 감염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나 면역이 약해져서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에이즈로 진행되는 것을 의심할 수는 있다.
어떻게 치료되나.
완치는 어렵지만 관리는 가능하다. 현재 치료약은 하루 한 알 복용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복약할 때 특별히 주의할 점도 없다. 어떤 면에선 당뇨나 고혈압보다 관리가 편하다.
HIV 감염과 동성애의 관계는.
특별히 없다. HIV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성접촉으로 전파될 수 있으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모두 본인의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다. 성정체성과 성행동을 혼동해 동성애를 HIV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퍼트리는 이들이 있다. 사회적 낙인은 HIV 예방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HIV 감염의 위험은 성정체성이 아니라 성행동 차원에서 존재한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성행위를 하는 이에게 HIV 감염의 위험이 있다. 다만 유엔에이즈(UNAIDS)는 마약사용자, 성노동자, 트랜스젠더,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남성 및 남성 동성애자를 HIV 예방의 주요 인구군으로 설정한다.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이들이 적절한 예방 조치와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손문수 한국 HIV/AIDS 감염인연합회 KNP+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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