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2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진상조사장. 4월16일 오전 9시37분께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경일 123정장이 해양경찰 본청과 전화 통화를 했는지를 두고 민홍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따져물었다. 123정은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 사고 현장에 도착한 유일한 해경 구조 함정이었다.
123정장: 제가 통화한 내용하고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민 의원: 본청 (경비)과장과 통화했는지….
123정장: 과장님하고 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렇게 나온 통화(녹취)록을 본 일이 없습니다.
민 의원: 없어요? 확인하면, 잘못하면 그거 위증죄입니다.
123정장: 예, 그 내용은 처음 보고 있습니다.
김경일 123정장이 본청 상황실과의 통화를 전면 부인하자, 민 의원은 더 질문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은 김 정장이 9시37분부터 2분22초간 본청 상황실과 교신한 내용(음성파일과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제1058호). 김 정장이 위증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보도 이후, 단원고 2학년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당시의 거짓말이 드러났기에 국회가 김 정장을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제14조)은 증인이 국회에서 위증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기소된 김 정장은 6개월이 지난 2015년 1월28일 광주지법 재판에서 비로소 본청 상황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쪽 박주민 변호사가 제출한 질문 사항을 재판장이 대신 물었을 때다.
재판장: 왜 초기에 공식적인 기록이 남는 통신수단이 아닌 휴대폰으로 교신을 했습니까.123정장: 그때 당시 TRS(주파수공용무선통신)와 통화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보고를 못했기에 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재판장: 누구랑 뭐라고 얘기를 한 것입니까.
123정장: 당시 교신 내용은 정확한 기억은 없었습니다만 처음 (본청) 경비과장님이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됐냐. 빨리빨리 보고하라’ 아마 그 취지로 2~3분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발언 역시 사실과 다르다. 당시 교신 내용을 보면 본청 상황실은 마지막에 “TRS 돼요, 안 돼요”라고 묻는다. 김 정장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지금부터 전화기 다 끊고 모든 상황을 TRS로 실시간 보고하세요.” 이것이 본청 상황실에서 내린 유일한 지시였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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