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은 정말 부담스럽다. ‘남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 오랫동안 같이 일할 동료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6월22~23일 한겨레신문사 수습기자 3차 합숙평가위원을 했다. 짧은 시간 엄청난 집중력과 냉정한 판단력을 발휘(하려고)했다. 둘쨋날 14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1명당 25분씩 면접을 마친 뒤 8명의 면접관들은 파김치가 됐다. 지난해 면접관들끼리 마지막 회의를 할 때 한 기자가 앞에 앉은 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선배 이름이 뭐더라요?”라고 했다는 얘기가 실감이 났다. 물론 응시자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능력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
한 그룹의 공채 면접 평가표. 면접관의 첫 느낌이 부담감이라면 남는 느낌은 미안함이 아닐까 싶다.
면접관 사전교육 때 “능력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놀랐다. 여기서 인성이 ‘인간성’을 뜻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태도와 의지, 자질 등에 가깝다. 기자가 될 사람을 뽑는 것이지, 기자를 뽑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됐다. 면접의 배점 비중과 시간을 예년보다 늘렸다. 실제로도 능력은 거기서 거기였다. 1차, 2차를 거쳐 면접 단계까지 올라온 이들이다. 면접관들이 갖기 쉬운 오류에 대해 테스트 과정을 거친 것도 도움이 됐다. 나는 확증 편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찾으려는 경향이다. ‘내 맘’에 든다는 이유로 점수를 후하게 주면 안 된다고 되뇌었다.
면접은 사람을 최대한, 그리고 종합적으로 뜯어보는 과정이다. 가령 집단토론 때 공격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응시자들에게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자기 합리화를 하는 이가 있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이가 있다. 전자를 당당하다고 보는 면접관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후자에게 더 끌렸다.
‘자기 얘기’를 하는지 ‘준비된 답변’을 하는지도 대략 구분할 수 있다. 응시자 처지에서는 ‘날 언제 봤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면접관들의 기자 경력은 10~20년이다. 본인만이 답할 수 있는 질문에 둘러대거나 당황한다면 ‘자기 얘기’가 아니거나 없는 거다. 어떤 응시자는 질문마다 척척 답을 내놓았지만 면접이 끝난 뒤 기억나는 답변이 없었다. ‘이것도 확증 편향인가’ 고민한 부분은 ‘그냥’ 마음이 쏠리는 응시자가 있다는 점이었다. 말과 태도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들이다. 면접관 ㄱ씨는 “진솔한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했다. 말의 신뢰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면접관 ㄴ씨는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건 조직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는 거다. 밝고 씩씩한 응시자에게 호감이 갔다”고 말했다.
사람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걸까? 평가 항목이 여럿이다보니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면접관 8명이 각자 매긴 점수의 평균을 내보니 큰 차이 없이 수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관 수가 많다보니 ‘집단적 지혜’가 모인 걸까 싶을 정도였다. 8명과 홀로 대면한 응시자는 취재나 취조를 당하는 기분도 들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보면 ‘낮은 평가’는 거의 일치한다. 기자 지망생으로서 사회 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태도가 지나치게 공격적·소극적인 경우 등이다.
면접관은 질문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다. ‘너의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취조하듯 물어본 거다. 면접관이 잘못 들을 수도 있다. 아쉽게 합격하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함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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