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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쫌’ 너무하신 당신



국민 ‘멘붕’ 유발자
등록 2012-12-28 20:54 수정 2020-05-03 04:27
한겨레 김정효 기자

한겨레 김정효 기자

올 한 해 국민을 ‘멘붕’(멘털 붕괴) 상태로 몰아간 인물이 너무 많았다. 무개념 언행으로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올해 좀 너무했던 인물들’, 내년에는 다시 안 나오기 바라며 이들의 만행을 다시 짚어봤다.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가 됐어요. ‘깜둥이’도 같이 살고”(2010년 7월 사법연수생 간담회), (MBC <pd> 사태 조사에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 올리지 마라”, (서울 용산 참사 조사 상정을 막으며)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 이 화려한 어록의 주인공은 현병철(68) 국가인권위원장. 멀쩡한 국가인권위원회를 3년 만에 개점휴업 상태로 말아드신 장본인이다. 그는 인권위 내부의 거센 반발에도 지난 8월 연임에 성공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아들 병역 비리 등의 의혹, 인권위원장으로선 치명적인 낮은 인권 감수성이 드러났지만 연임에 성공한 그의 능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상득(77·구속)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정권 말기에는 친·인척 비리가 꼭 등장해야 한다는 ‘평행이론’을 지켰다. MB의 아바타로 통하며 ‘만사형통’(모든 일은 MB의 형을 통한다)이라는 말을 유행시켰던 이 전 의원은 솔로몬저축은행과 기업체 등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MB의 또 다른 아바타인 아들 이시형(34·사진)씨도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대중 앞에 섰다.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의혹을 조사한 이광범 특별검사팀에 불려나온 그는 큰 돈가방에 현금 꽉꽉 채워주는 큰아버지와 아들의 미래를 위해 나랏돈 당겨 땅 사주는 좋은 부모가 있다는 집안 배경을 국민에게 확인시켜줬다.
법정에 선 대기업 총수도 많았다. 최태원(52) SK 회장은 6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2013년 1월31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검찰로부터 징역 4년의 가벼운 구형을 받은 최 회장은 물러난 한상대 전 검찰총장한테 ‘형량 할인’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나왔다. ‘청계산 주먹아빠’ 김승연(60·구속) 한화그룹 회장도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 회장처럼 ‘형량 할인’ 못 받은 김 회장은 “내 팔자가 세서 그렇다”는 말을 남기고 구치소로 향했다.
김찬경(55·구속)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만행은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수천억원을 불법 대출하고 고객 돈을 빼돌렸던 김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의 저축은행 영업정지 발표 사흘을 앞두고 중국으로 밀항 시도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홍콩 누아르 영화에 나오는 밀항 장면보다 더 영화 같았다. 30년 전에는 가짜 서울대 법대생 행세를 하며 법대 교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고, 가짜 졸업장으로 대우그룹에 입사까지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심지어 그는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저축은행 회장을 해왔다는 사실!</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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