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는 선거공보에 공개될 만큼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다. 전과를 판단하는 정당의 기준은 다양하다. 예컨대 민주화운동 관련 전과는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특별히 문제 삼지 않는다. 수십 년 전 음주운전 전과는 눈감아주기도 하고, 사면된 전과는 문제 삼지 않기도 한다. 말 그대로 각 정당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다. 그러나 ‘도덕성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라 느슨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어렵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은 성범죄 등 중대범죄자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강도는 좀 다른 것 같다.
민주당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민주통합당(민주당)은 금고형 이상이 확정된 부정·비리 전력자에 대해 공천심사 배제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의 의결을 거쳐 구제하는 ‘예외’를 두겠다는 뜻이다. 공심위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전체적으로는 후보를 배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이 아니라, 좀 재미가 없더라도 정체성을 중심으로 좋은 후보를 고르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방침에는 18대 총선 때 ‘박재승 공심위’의 ‘트라우마’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시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금고형 이상 비리 전력자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가차 없이 적용했다. 개인 비리는 물론,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에 연루된 인사들까지 무더기로 배제돼 엄청난 후폭풍을 낳았다. 당시 신계륜 사무총장, 김홍업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등 유죄를 받았다가 사면된 거물급 인사들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당시 당 지도부는 대선자금과 관련한 경우는 구제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박 위원장은 뜻을 꺾지 않았다.
민주당은 또 재판에 계류 중인 공천 신청자들의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명숙 대표 본인이 정치검찰의 피해자로 인식되고 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서울 성동을)을 임명한 것도 이런 기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교비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강성종 의원(경기 의정부을), ‘청목회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최규식 의원(서울 강북을) 등도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 백원우 의원은 “기본적으로 무죄추정 원칙을 따르되, 다른 기준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16일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심사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당사 회의실에 공천위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새누리당 “수사받는 것도 고려할 것”
새누리당은 △성희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자 △성범죄·뇌물·경선 부정행위 등의 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 △병역 문제가 야기된 자 △범죄 시기와 무관하게 파렴치 범죄, 부정비리 범죄를 저지른 자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살생부’ 39명의 명단이 떠돌고 있다. 불법 후원금 수수 혐의로 유죄를 받고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장광근 의원(서울 동대문갑), 배우자가 구민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받은 김충환 의원(서울 강동을), 배우자가 지방선거 때 돈 공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윤영 의원(경남 거제) 등이 포함돼 있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재판에 계류 중인 것을 없는 걸로 생각할 수는 없고, 수사를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려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이 사람을 내보냈을 때 새누리당이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지를 공천위가 토론해서 결정할 것”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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