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민주당 의원
민주당에서 아프간 파병 반대의 목소리를 가장 높이고 있는 사람은 이미경 의원이다. 참여정부 시절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이라크 파병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에도 이 의원은 당내 파병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최근 정부가 아프간에 지방재건팀(PRT)을 다시 보내겠다고 발표하자 이 의원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11월12일에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아프간 파병 방침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간담회 직후 이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은 정부의 파병 결정을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아프간 파병 발표가 나온 지 꽤 지났는데, 민주당의 대응은 눈에 띄지 않는다.
=현안으로 떠오른 다른 문제가 너무 많다. 언론악법과 세종시 백지화 문제가 우선 급하다. 국회가 시작되면서 4대강 예산 문제도 떠올랐다. 아프간 파병을 막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워낙 대형 이슈에 밀려 있어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다. 정부가 아프간 파병 문제를 왜 이 시점에서,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형 이슈를 계속 터트려 논란을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노 전 대통령도 회고록에서 이라크 파병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당시 미국 부시 정부의 대북 압박 국면에서 참여정부가 (미국과) 일정한 타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이 있었다. 대신 파병 시기나 규모, 지역을 선택할 때 참여정부는 미국과 최대한 밀고 당기기를 통해 유리한 선택을 이끌었다. 지금은 미국이 우리 정부에 아프간 재파병을 요청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정부는 우리가 세계 주요 20개국(G20) 구성원이 된 만큼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외교부 장관과 주미대사에게 미국의 아프간 재파병 요청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공식적으로는 분명히 없었다고 했다. 그냥 우리가 (미국의 눈치 때문에) 알아서 파병하겠다는 거다. 주권을 가진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이런 논리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려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 앞으로도 전략적 유연성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군이 빠져나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갈 것인지 묻고 싶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우리의 안보정책과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인데, 더욱 많은 토론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병을 발표하는 행위는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결과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그때 노 전 대통령에게 10가지 질문을 던져 답변을 요구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만약 이라크에서 사상자가 발생했을 경우 정부의 태도였다. 노 전 대통령이 말했다. “그러면 철수하겠습니다.”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파병하더라도 국민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정부는 아예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어떻게 ‘희생’이라는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가.
=당내 편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 당론이 쉽게 모아질 것으로 자신하기는 어렵다.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과 최대한 많이 토론하고 그들을 설득할 생각이다.
글 최성진 기자 csj@hani.co.kr·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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