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끊으면 술·살·돈 삼중고 해결
몇 년 전 한 지인과의 대화 한토막.
“너한테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어.”
“뭔데?”
“힌트. 모두 한 글자야.”
“음…, 술? 나머지는 뭐야?”
“술! 살! 돈!”
“….”
반쯤 장난으로 웃으며 나눈 대화였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소름이 끼친다. 이보다 더 정확하고 날카롭게 내 생활의 문제점을 지적당해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술만 좀 덜 마시고, 살만 좀 빼고, 돈만 좀더 벌면 대한민국 최고의 신랑감이 될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우선 술. 누군가를 만나 즐거이 마시며 웃고 떠드는 것은 내게 있어 제일 큰 낙이다. 직업적으로도 필수불가결하다. 특별히 글발이 좋은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어서 수시로 팀장에게 구박을 받는 나로서는, 술자리마저 없으면 아무런 할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거기서 오가는 온갖 잡소리는, 내게 각종 취재 단서와 기사 아이디어의 보고다. 그러니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다음 살. 살은 술의 종속변수다. 아무리 운동을 한다고 해도 들어가는 열량을 매일매일 모두 태워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술을 좀 줄이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뻔한 결론으로 이어진다(물론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올해도 이 결심을 다시 해볼 작정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돈. 그런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유일한 수입원인 월급은 뻔하다. 결국 방법은 한 가지, 덜 쓰는 것! 물론 공과금과 경조사비 빼면 술값, 밥값, 택시비가 지출의 전부이니, 여지가 크지는 않다. 그런데 요새는 아침에 일어나 신용카드 영수증을 살펴보며 새벽 일들을 떠올리고 후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왜 나는 “한 잔만 더!”를 외치며 굳이 일행들을 이끌고 한 차수를 더 간 것일까? 숙취는 숙취대로 늘고, 돈은 돈대로 쓰고, 마음은 마음대로 불편하다.
그래서 다짐해본다. 올해는 지갑에서 카드를 없애보자. 적당한 정도의 현금만 가지고 다녀보자. 최소한 한 차수만큼의 술은 줄어들고, 한 차수만큼의 살은 덜 찌고, 한 차수만큼의 돈도 아끼지 않을까.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일러스트레이션 이우일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김건희 메모 “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국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 [단독] 김건희 메모 “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국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12/53_17682232429106_5417682227122231.jpg)
[단독] 김건희 메모 “나경원 머리 높이지 마”…국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

특검, 윤석열에 사형 구형…“헌법 수호 책무 져버려”

한밤 기습 제명된 한동훈 “민주주의 지키겠다”

여유만만하던 윤석열 “사형 구형”에 도리도리…뜻 모를 웃음도

“윤석열, ‘사형’ 훈장으로 여길 것”…서울대 로스쿨 교수 경고

“이리떼 특검”…사형 구형에 달아오른 윤석열, 반성은 없었다

윤석열 쪽, 이제 와 “계엄 전 민주당 해산청구 검토”…논리 급조했나

‘서부지법 폭동 배후’ 혐의 전광훈 구속

새 법원행정처장에 박영재 대법관 임명

조갑제 “윤석열에 가냘픈 기대 한 가지…부정선거론은 꼭 사과하길”

![[단독]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도 건설 등…이 대통령, 시진핑에 4대사업 제안 [단독]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도 건설 등…이 대통령, 시진핑에 4대사업 제안](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13/53_17682661160943_2026011350074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