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국면에서 경찰을 중심으로 저질러진 다양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해 유엔 차원의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유엔인권이사회 9차 회기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에 머물고 있는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간사는 9월19일 과의 전화 통화에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실에 한국 방문 조사를 요청했는데, 보좌관에게서 10월께 가능할 수도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현재 가능성은 반반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 간사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한국 시민사회단체 쪽 의견을 이사회에 개진하기 위해 임태훈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팀장과 함께 참가단을 꾸려 회의장을 찾았다. 그는 “귀국 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쪽도 방문해 특별보고관 파견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된 나바네템 필레이(왼쪽)와 마틴 이호에기안 우호모이비 유엔인권이사회 의장이 9월8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시작한 유엔인권이사회 9차 회기를 맞아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EPA
유엔인권이사회 차원에서 특별보고관을 파견하게 될 경우 그 자체로 외교적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황필규 한겨레21인권위원(공익법인 공감 변호사)은 “(파견한다면) 국제사회가 한국 인권 상황에 심각하게 주목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국내 인권단체들과 국제앰네스티 등 세계적인 인권단체들이 촛불집회에서 저질러진 인권침해를 지적할 때마다 ‘편향된 조사’라는 등의 이유를 대며 이를 무시해왔다.
참가단은 이번 회기에 아시아법률센터(ALRC), 포럼아시아 등 국제 인권단체들과 함께 회의장에서 공식 발언을 통해 촛불집회 현장의 인권침해 사례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물대포, 곤봉, 방패, 소화기 등을 동원해 참가 시민은 물론 ‘인권침해 감시단’ 같은 인권 옹호자들에 대해 저질러진 무차별적인 폭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국제 인권단체들은 “경찰의 공격과 체포 등의 목적이 대중에게 이들 집단(시위대)에 대해 부정적 인상을 주고, 시위를 조직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른 세력들에게 공포를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고발했다. 이들은 또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부인하려는 시도와 인권 옹호자들에 대한 공격은 한국이 지난 20여 년 동안 국민의 인권을 진흥하고 보호하면서 얻은 성취에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금 한국민들이 힘들게 얻은 이런 성취들이 뒤집힐 위험에 처했는데 그러한 우려는 많은 한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전했다.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기도 한 한국이 그에 따라 국제 인권 기준에 대해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할 책임성을 가지지만, 정작 이행은 미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엔인권이사회 9차 회기에는 한국과 함께 버마, 스리랑카, 짐바브웨, 수단 등 인권상황이 매우 열악한 나라들의 인권 문제가 거론돼 새삼 열악해진 최근의 한국 인권 현실이 더 부각되기도 했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발언 말미에 전투경찰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집시법을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모든 경찰관에게 의무적인 인권 교육을 시킬 것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해 조사를 벌일 수 있도록 유엔인권이사회가 적극 노력해줄 것도 공식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단체들의 이와 같은 인권 탄압 주장에 대해 답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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