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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바둑학교·NGO학교…왜 안됩니까

등록 2008-07-24 00:00 수정 2020-05-02 04:25

특성화 교육 강조하는 이인규 후보…자사고 대신 국가 지원 받는 창의형 자율학교를

또또: 저는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학교 학생입니다. 지난해 5월까지 서울 ㄱ고를 다니다 제도권 교육의 획일성이 싫어 학교를 관뒀습니다. 탈학교 청소년의 교육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인규(이하 이): 탈학교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부터 질문합시다. 학생이 학교를 나가게 하는 것은 100% 학교 잘못입니다. 탈학교를 당연한 것으로 보고 지원책을 논하기 전에, 철저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학생에 대한 책임은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 경쟁은 반으로, 학교 경쟁은 두 배로’가 제 공약인 이유입니다.

전교조는 좌파인 척 하는 수구?

또또: 학교 등 제도권 교육을 거부할 권리는 개인에게 있는 것입니다. 강요할 수 없는 부분 아닌가요?

이: 그런 이유로 나가는 학생에게는 1인당 책정된 표준교육비를 지원해야겠죠.

또또: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대안으로 창의형 자율학교를 주장하시는데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이: 창의형 자율학교는 다양한 목적을 갖고 세워지는 학교를 말합니다. 바둑학교, 플루트학교, NGO고등학교, 법학고등학교, 휴대폰고등학교 등 무궁무진한 창의형 자율학교가 생길 수 있죠. 제가 교감으로 있던 서울미술고등학교도 자율학교였습니다. 자사고와 다른 점은 첫째, 국가 지원 여부입니다. 자사고는 사립이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고 ‘귀족학교’가 됐습니다. 창의형 자율학교는 국가가 지원합니다. 또한 선지원 후추첨제입니다. 학교 선택의 자율권을 완전히 보장하지만, 추첨으로 학생을 뽑으니 자사고와 달리 입시 경쟁으로 인한 사교육이 사그라지겠죠.

또또: 고입이 없어져도 대입은 여전할 텐데요? 대입이 있는 상황에서 바둑학교, 플루트학교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지, 그런 학교의 수요가 생길지 의문인데요.

이: 근본적 문제입니다. 실제로 대입이 있으면 창의형 자율학교도 결국 입시경쟁을 위한 학교가 될 가능성이 높죠. 대학 입시는 대학 자율이기 때문에 교육감에게는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육협의회나 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대학 입시의 다양화를 촉구할 생각입니다.

또또: 언론이 이인규 후보를 ‘진보’라고 분류하는데, 본인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보단체로 분류되는 전교조는 왜 비판하십니까?

이: 보수는 시장경제 활성화를, 진보는 인권을 강조하는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권을 강조하기 때문에 진보지만, 성장 없는 진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전교조가 합법화되기 전 교사는 약자였고, 저는 그때 전교조 실천위원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가 합법화된 지금 교사는 강자입니다. 이제 약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지켜야 하고, 그들의 편을 들 겁니다.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전교조는 자신의 권익을 위해서만 투쟁하는 수구좌파입니다. 좌파인 척하지만 자기에 대한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인 거죠. 이제 교사가 기득권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선거법 연령 18살까지 내려야

또또: 교사들의 등급을 나누는 교원평가제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유일한 대안일까요?

이: 대학에서는 교수들의 강의를 평가하고 점수를 공개합니다. 중등교육에서도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강의평가를 해야 합니다. 이는 근무평가와는 다른 것입니다. 수업이 제대로 됐는지, 또 수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평가합니다. 결과를 인사나 성과급으로 직접 연계하지는 않지만, 만약 평균이 80점인데 한 명만 40점 이하로 눈에 띄게 낮으면 빨간 불을 켜고 그 교사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죠. 그 뒤에도 점수가 제자리라면 그는 부적격 교사일 수도 있습니다.

또또: 교육감 선거를 통해 결정될 정책의 당사자는 학생인데, 정작 학생인 청소년들에게는 투표권이 없습니다.

이: 선거법 연령을 18살까지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러면 학교가 정치 바람에 휩싸일까 우려되므로 점진적으로 낮춰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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