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 연꽃마을] 눈 감으면 연꽃 열리는 소리

▣ 청원= 오윤주 지역부분 기자 [e-mail]

청원 연꽃마을은 충북 청원군 강내면 은적산 자락에 자리잡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멀지 않은 곳에 미래 첨단 기업들이 즐비한 오송·오창산업단지가 입주하면서 제법 번잡스러울 법도 하지만 이 마을만은 인심 넉넉한 농촌의 정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은은한 연향이 콧속을 스며들어 선계에 들어선 착각을 일으킨다.

연꽃마을에서 사계절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연꽃마을은 감자캐는 시간이다. 마을 안에 마련된 밭에서 감자를 캐 가마솥에 쪄 먹기도 하고 자신이 캔 감자 일부는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마을 연못과 냇가에서는 마을 자랑인 연꽃과 물속 식물을 만지고 관찰하고, 마을 곳곳에서 만나는 봉숭아로 꽃물을 들이기도 한다. 연꽃 마을 천연 에어컨 부채에 직접 그림을 그린 뒤 아름드리 나무그늘 정자에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한가로움을 맛보기도 한다.

국악에 관심이 있다면 사물놀이 체험을 하는 것도 좋고, 출출하다면 친구·가족 등과 연잎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세상 시름을 놓거나 가족·친구 등과 잔잔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야트막한 은적산(해발 208m)을 오르거나 연잎차 체험이 제격이다. 차를 나누면서 전통 예절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솟대·나무곤충·누에고치·가죽 공예 체험, 황토염색·숲 생태·황토 찜질 체험, 내 화분 만들기 등도 재미있다.

연꽃마을답게 이곳의 연꽃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마을안에 마련된 연못에는 지금 연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새하얀 연꽃을 눈으로만 즐길게 아니라 조용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연꽃이 열리는 소리, 닫히는 소리와 은은한 향까지 느낄 수 있다.

은적산 해맞이도 빼놓을 수 없는 마을의 자랑이다.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40분 남짓 걸어 정상에 이르면 행정수도가 들어설 충남 연기군과 계룡산·칠갑산까지 가늠할 수 있다. 정상에 있는 단군성전은 지난 1일 열린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청원 군민의 날 등 지역의 뜻있는 행사 때마다 성화를 채화하는 흔적이 남아 있다.

동암약쑥, 백약자, 금교맥 등 300여종의 희귀 약초가 자라는 약용식물연구소는 마을의 보물이다. 농민들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연꽃으로 연잎밥, 연꽃지짐, 연떡국, 연칼국수, 연꽃차, 연잎한과 등은 이 마을에서만 누릴 수 있는 덤이다.

마을안 다목적 운동장, 마을 회관, 녹색농촌체험관 등에서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체험과 놀이·문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 마을은 지난해 전국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농림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 주요 체험 프로그램

수생식물 관찰체험: 마을에 있는 연못과 수생 식물 관찰장에서 자라는 연꽃과 수련 등 물속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마을의 상징이자 자랑인 연꽃 뿐아니라 유기농법으로 키우는 청원 생명쌀과 감자·고추 등을 보고 수확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캔 감자 일부는 가마솥에 쪄서 함께 나눠 먹고 10개 정도는 가져갈 수 있다.

봉숭아 꽃물들이기: 연꽃마을 곳곳에서 봉숭아 꽃을 볼 수 있다. 꽃밭에 핀 봉숭아를 따 백반 등과 으깨서 손톱에 물을 들이는 체험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기에 좋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손톱끝에 붉은 꽃물을 들이면 몸 안의 나쁜 기운을 몰아 낸다고 믿어 왔다.

사물놀이 체험: 마을 체험관에서 북·장구·꽹과리·징 등 사물놀이를 배울 수 있다. 고수 장상용 사범과 신명난 조교들이 공연과 함께 풍물 지도를 한다. 사물을 통해 생활에 찌든 때를 말끔하게 지울 수 있다. 장 사범과 조교들의 공연은 덤이다.

연잎칼국수 만들기: 연꽃마을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초록빛 연잎가루를 넣어 칼국수를 만든다. 마을 부녀회 아주머니들과 함께 국수를 밀고, 가마솥에 삶는다. 연향이 배어나는 연잎칼국수는 몸에도 좋다. 연꽃마을 아주머니들이 내는 연잎밥·연잎떡국·연꽃지짐 등도 맛볼 수 있다. 연차를 예에 따라 나눠 마시는 연차 다례 체험도 좋다.

내 화분 만들기: 연꽃마을의 보물인 희귀 야생식물을 스스로 화분에 심고 키울 수 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집에서 직접 보면서 청원 연꽃마을에서 누린 여유와 재미를 연장할 수 있다.

은적산 오르기: 마을산인 은적산 오솔길을 걷는다. 부지런한 이라면 이른 아침 은적산 해맞이를 할 수도 있다. 정상에 오르면 이웃 마을 행정수도 예정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 계룡산, 칠갑산 등도 보인다. 차를 이용하지 않고 천천히 걷는 트래킹 코스로 좋다. 은적산 정상 단군성전은 청원군민의 날 등 지역의 뜻있는 날마다 성화 채화가 이뤄지는 곳이다.

청원 연꽃마을 체험은 주로 단체로 이뤄지며 3천~1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 계절별 프로그램

봄: 손모내기 5천원, 황토염색 5천원, 내 화분만들기5천원, 진달래 화전 5천원, 숲 생태체험 3천원

여름: 수생식물 관찰 3천원, 전통부채 민화 그리기 체험 1만원, 감자캐기 6천원, 봉숭아 꽃물들이기 3천원, 연꽃마을 산책 무료, 사물놀이 체험 5천원, 연잎칼국수만들기 5천원

가을: 솟대만들기 8천원, 나무곤충만들기 3천~5천원, 누에고치 공예체험 5천~1만원, 가을 농사체험 5천원

겨울(연중): 은적산 트래킹 3천원, 다례체험 5천원, 가죽공예 7천원, 황토찜질 1만원

● 찾아오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주IC에서 1번 고속도로-> 청주IC에서 36번 국도-> 탑연삼거리에서 507번 지방도-> 충북대학교 방면 594번 지방도

주소: 충북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 368 청원연꽃마을(강내문화마을)

전화번호: 043-232-8400

팩스: 043-231-8407

● 추천 맛집:

연꽃마을안 부녀회가 운영하는 연잎밥, 연꽃지짐, 연잎떡국, 연잎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 주변 관광지

한국잠사박물관: 청원군 강내면 학천리에 있다.우리나라 누에고치 산업의 성쇠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누에고치 비단실뽑기 실크 생산과정, 누에고치 인형만들기, 누에 밥주기, 오디따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다.[phone]-3

상수허브랜드: 청원군 부용면 외천리에 있다. 국내 최대 허브농장. 허브 강의, 허브 비누, 향초, 인절미 만들기, 아로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phone].

청남대: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에 있다. 대통령 별장으로 쓰이다가 개방된 곳. 전두환 대통령에서 김대중 대통령까지 휴식을 하며 국정을 구상하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오각정, 칠각정, 골프장, 산책로 등이 볼만하다.[ph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