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국 후보 집중 지원하는 천신일 회장, 대통령 후원자이자 삼성과 밀착해온 그가 노리는 것은?
▣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5월26일 오전 11시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가 열린다. 중도 하차한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제35대)의 잔여 임기 9개월을 이끌어갈 후임 회장(제36대)을 뽑는 자리다. 대한체육회는 5월22일 이연택(72) 전 체육회장, 김정행(65) 용인대 총장, 이승국(62) 한국체대 총장 등 3명이 최종 후보자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군소 경기단체 압박하는 ‘MB 낙점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정치권에서도 화제다. 이승국 한국체대 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이자 후원자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의 집중적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천신일 회장이 다음번 회장에 출마하기 위해 미리 세워둔 대리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 3명의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승국 총장의 실세 후원설이 나돌면서 체육계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천신일 회장은 지난 대선 직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낸 특별당비 30억원을 빌려준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천 회장은 또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도 절친한 사이다. 세중나모여행사가 삼성그룹 임직원의 해외 출장과 여행을 독점하면서 현재와 같은 규모로 성장한 것은 경제계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체육계의 한 원로인사는 “일부 한국체대 교수들과 동문들이 각 경기단체를 돌면서 ‘MB의 낙점을 받은 천신일 회장이 이 총장을 후원하고 있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공언하고 다닌다”며 “정부로부터 국고지원을 받는 군소 경기단체에는 은근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회 회장은 종목에 관계없이 53개 가맹 경기단체의 대의원이 한 명씩 참석하는 대의원총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대한체육회도 연간 예산 1300억원 중 1230억원가량을 국고나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실세 후원설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체육계의 다른 인사는 “삼성그룹과 사업상 유기적 관계를 맺어온 천씨가 삼성 특검의 후유증이 심각한 현 시점을 피해 이 총장을 대타로 세웠다가 내년 2월 37대 회장을 뽑는 대의원총회에서 직접 후보로 나설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초기라는 것도 천신일 회장이 직접 후보로 나서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국 총장은 지난 5월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천신일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천 회장과 두터운 친분이 있고 중요한 현안에 대해 협의를 하지만 ‘섭정’이라든지 ‘대리인’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천 회장과의 긴밀한 관계는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한편, 김정행 용인대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향(포항) 1년 선후배 사이로, 직접적인 친분이 있다. 김 총장은 설날인 지난 2월7일 이 대통령의 고향 방문 행사에서도 고향 대표로 참석했다. 김 총장도 이런 사실을 선거전에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대타 세워뒀다가 다음 임기 차지할 것”
여당의 한 인사는 “이승국 총장의 경우는 천신일 회장과의 친분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김정행 총장도 마찬가지”라며 “대한체육회가 정치권과 연관이 깊은 조직인 만큼, 많은 이들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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