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먀 장군 뒤를 이은 민주혁명 전선 지도자, 카렌민족해방군 최고사령관 탐말라보 장군
▣ 타이-버마 국경지대=글·사진 정문태 아시아네트워크 팀장
anetwork@loxinfo.co.th
‘카렌민족해방군(KNLA) 최고사령관, 버마민주동맹(DAB) 의장, 버마연방민족회의(NCUB) 의장….’
언뜻 직함만 놓고 보면 2006년 12월 79살로 사망한 전설적인 게릴라 지도자 보먀 장군(Gen. Bo Mya)이 떠오를 법하다. 현재 버마 내 소수민족 해방과 민주혁명 전선을 이끄는 지도자인 탐말라보 장군은 보먀 장군의 뒤를 잇긴 했지만, 사실은 세계 게릴라 전사에 최장기간 투쟁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1938년 영국 식민군인으로 출발한 그는 1948년부터 카렌민족해방군에 참여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려 69년 동안이나 전선을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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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7살인 탐말라보 장군은 10여 년 전 카렌민족해방군 6사단 전선을 취재할 때 만났던 일까지 되살릴 만큼 또렷한 기억력을 보이며 말문을 열었다.

굳이 말한다면 전략은 ‘치고 빠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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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9월 시위를 어떻게 보고 있나?
“버마 군인들이 그동안에도 줄곧 승려와 시민을 살해해왔기 때문에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시민들은 생존과 자유라는 당연한 권리를 외쳤다. 그것도 평화적으로. 그런데 군인들이 총으로 진압했으니, 이제 국제사회도 그들의 정체를 정확히 알았으리라 믿는다.”
카렌민족연합(KNU)을 비롯한 국경 혁명단체들은 이번 시위 공간이 열어준 기회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가?
“바로 그 사안을 놓고 모든 소수민족 해방세력과 민주혁명 단체들이 모여 계속 회의를 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밝힐 순 없지만, 버마연방민족회의와 버마민주동맹 그리고 민족민주전선(NDF) 참여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통일전선식’ 계획을 다듬고 있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국경이 내부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원칙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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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그 계획엔 대중 무장봉기 같은 것도 포함되나?
“바로 그게 핵심이고, 사실은 카렌민족연합을 비롯한 국경 혁명단체들은 오랫동안 그 준비를 해왔다. 이 얘기는 이쯤에서….”
문제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다. 국제사회는 ‘평화’만을 외치고 있다. 카렌을 비롯한 무장투쟁 조직들과 버마 내부 시위를 분리해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 간격을 어떻게 메울 건가?
“카렌연합과 버마민주동맹을 비롯해 모든 혁명세력들이 국경 쪽 무장투쟁과 내부의 평화시위를 단일전선으로 보고 있다. 내부와 국경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 국제사회가 버마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국경 쪽에서도 이번 내부 시위를 다양하게 지원해왔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국제사회는 오직 내부 시위에만 눈길을 주고 있다.
“언론들의 속성 탓 아닌가? 확 달아올랐다가 식어버리는. 그동안 국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반독재 투쟁을 해왔고,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냈던가. 이제 국경 쪽에서도 정교한 홍보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이번 내부 시위도 모두 국경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알려졌다.”
전선으로 넘어가 보자. 내부 시위 뒤 국경 전선 분위기는 어떤가?
“우리나 저쪽 SPDC(국가평화개발평의회·국경에선 버마 정부나 정부군이라는 말 대신 현 버마군사정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PDC로 통한다)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조용한 편이다.”
카렌민족해방군의 전략은 현재 공세 쪽으로 기울어 있다던데?
“오해다. 굳이 말하자면 ‘치고 빠지기’인데,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현상 유지’다. 알다시피 1995년 1월 해방구였던 매너플로가 함락된 뒤, 1997년부터 카렌민족해방군은 요새나 거점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세를 할 만큼 재원이나 물자가 풍부하지도 않고.”
평화회담은 쓸모가 없다
보먀 장군이 주도한 SPDC와의 평화회담이 깨졌는데, 당신이 다시 추진할 계획인가?
“개인적 의견인데, 평화회담 같은 건 쓸모가 없다. 그쪽에 시간만 벌어주고, 그쪽에 이미지만 심어주는 일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부정적으로 본다.”
그렇다고 지리멸렬한 이 무장투쟁도 별다른 대안이 되지 못하는 실정인데?
“그게 지난 60년간 카렌 민족이 겪어온 현실이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민주카렌불교도군(DKBA)과 다시 재통일할 생각은 있는가? 이번 승려들의 시위가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은데.
“그건 그쪽에 물어봐야 할 이야기 같다. 우리 쪽에서는 처음부터 열어놓고 있었다.”
보먀 장군처럼 개인적으로 그들과 만나 논의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럴 일은 없다. 대신 통일을 논의하는 조직을 내부에서 하나 움직이고 있긴 한데….”
인터뷰가 끝났지만, 그리 희망적이거나 새로운 기운은 짚이지 않는다. 매너플로 함락 뒤부터 계속되는 국경의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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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의 무장단체 |
타이- 버마 국경지대에 자리한 대표적 버마 무장단체는 다음과 같다
버마연방민족회의(The National Council of the Union of Burma)
1992년 9월22일, 버마-타이 국경 카렌민족연합 해방구이자 혁명단체들의 본산이었던 매너플로에서 버마민주동맹(DAB), 민족민주전선(NDF), 민족민주동맹해방구(NLD-LA), 버마연방민족연합정부(NCGUB·망명정부. 현재 의원협회(MPU)로 대체됨)를 가맹 단체로 정치투쟁과 연합전선을 목표로 창설.
버마민주동맹(Democratic Alliance of Burma)
1988년 11월18일 결성. 민주혁명 조직인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과 소수민족 해방세력인 카렌민족연합(KNU)을 비롯해 무장투쟁 단체를 거느린 통일전선.
민족민주전선(National Democratic Front)
1976년 5월14일 결성. 카렌민족연합, 친민족전선(CNF) 그리고 라후민주전선(LDF)을 비롯한 소수민족해방 투쟁단체들이 조직한 통일전선.
민주카렌불교군(Democratic Karen Buddhist Army)
1994년 12월, 기독교 신도들이 주축인 카렌민족연합 지도부의 불교도 차별을 주장하며 판웨 대위와 초탄 특무상사(현 민주카렌불교도군 최고사령관)가 승려 우투짜나를 지도자로 내세워 이탈한 뒤, 버마 집권 군부세력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와 손잡고 카렌민족연합을 공격하며 적으로 둔갑한 무장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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