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탄생과 함께 현대중공업 노무 담당해온 이균재 노사협력실장
“위탁 수익사업 사업자 선정, 상대적으로 깨끗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울산=글 길윤형 기자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이균재 현대중공업 노사협력실장은 “현중 노조가 12년 동안 무분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노조와 회사 사이에 꾸준히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대중공업에 노조가 처음 깃발을 올린 1987년부터 노무 쪽 일을 담당해왔다. 그는 비리 논란에 대해서는 “노조 내부의 사정이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투명하고 깨끗하게 입찰 심사가 벌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어용’이라 몰아부칠 수 없어
현중 노조는 올해까지 12년 동안 분규가 없어 회사 안팎에서 칭송을 받고 있다.
= 12년 동안 분규가 없었지만 매해 협상할 때마다 갈등이 생길 수 있어 늘 노조 쪽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다. 회사의 진심을 알려주고 협조를 구한 것이 12년 무분규로 이어진 것 같다. 노조에서 조합원들이 불편한 점을 늘 체크하고, 회사 쪽에 알려주면 바로 며칠 뒤에 개선책이 나온다. 누가 작업복이 불편하다고 애로사항을 전해오면, 그 다음날이나 며칠 뒤에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무분규는 회사와 노조가 서로 이해하고 협조해 신뢰를 쌓은 결과로 보인다.
밖에서는 현중 노조를 어용이라 부른다.
= 2002년 이전에는 전노회 쪽에서 집행부를 맡았다. 무분규 첫해인 1995년에 노조를 이끈 게 지금은 고인이 된 윤재건 위원장이다. 그 시절에도 파업은 없었다. 7년 동안이나 전노회 쪽에서 노조를 이끌어왔는데 그때는 파업을 안 해도 어용이 아니었고 지금은 어용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봐도 사람에 따라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 강성 투쟁 쪽으로 나가려 해도 더 이상 그런 주장들이 노조원들 사이에서 수용이 안 된다. 조합원들의 자발적 선택의 결과인데, 조합원들을 탓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다. 노조에서도 옛날처럼 정치적인 주장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있고, 회사와 협조적으로 좀더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무조건 어용이라 말할 수는 없다.
2002년 집행부가 비리 추문으로 사퇴했다.
= 그때 회사에서도 깜짝 놀랐다. 임금 단체협상을 벌이고 있었는데, 대화의 상대편인 노조 집행부가 총사퇴하는 바람에 12월이 다 돼서야 단협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그런 혼란이 생기면 회사 쪽에서도 불안하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바짝 긴장해 안전사고도 많이 난다. 회사에서는 노조가 가급적 임기를 채워주길 바란다. 회사에서 한두 번 노조를 흔들 수는 있겠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회사쪽도 노조가 임기 채우길 바래
노조 쪽에서 다시 비리 추문이 들려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조가 회사의 떡고물에 길들여진 탓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 노조에 위탁 수익사업을 맡긴 게 1989년 단체협상부터다. 이익이 있다 보니, 그런 얘기가 들려올 수 있다. 회사 쪽에서 뭐라 말할 사안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볼 때는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사업자 선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문에 입찰 공고를 내고 자격 갖춘 사람들을 철저히 심사해 사업자를 뽑고 있다. 그 속에서 뽑히는 것이기 때문에 깨끗하다고 본다.
조합원 선물 등을 줄 때 노조에서 한 사람 앞에 2만~3만원씩 예산을 배정하고 회사에서 얼마를 보탠다. 예전에는 물품이 몇 개 없었지만 이제는 물품을 몇십 개씩 선정한 뒤 그중에서 조합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품목 10개 남짓을 선택하기 때문에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줄어들었다.
광고
한겨레21 인기기사
광고
한겨레 인기기사
[결정문 분석] ‘5 대 3의 희망’ 정형식·김복형·조한창도, 파면에 이견 없었다
‘불소추특권’ 잃은 윤석열…형사 법정 여기저기 불려다닐 처지에
[전문] ‘윤석열 파면’ 헌법재판소 결정문 ①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 “명문”…헌재 선고 요지 칭찬 릴레이
헌재 “야당 입법독주? 거부권 행사했는데”…윤석열 파면 ‘핀셋 판단’
오늘부터 다음 대통령 예비후보 등록…6·3 대선 유력
윤석열 파면에 “아이고, 나라 망했다”…전광훈 “내일 3천만명 모이자”
[전문] 윤석열 “기대 부응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
‘가시방석’ 떨쳐낸 대구 시민들 “묵은 체증 내려가…힘든 지형 체감”
헌재 간 국힘 의원들 “윤석열 파면”에 내뱉은 첫 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