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효자상품 ‘노컷뉴스’… 내부 정보보고를 과감히 기사로 올리며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
▣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고민스럽다.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멀어지는 독자들의 손길과 외면하는 네티즌들의 눈길을 잡기 위한 생존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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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재화는 오로지 기사뿐이다. 매일 쏟아내는 기사를 요리조리 활용해 돈을 버는,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가 신문사들의 절대 과제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터넷으로 자사의 뉴스를 제공해 네티즌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모든 신문사가 ‘공통적으로’ 하고 있지만, 차별성 없는 콘텐츠 탓에 ‘공통적으로’ 장사가 잘 안 된다. 이에 많은 언론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다 못해, 서비스 유료화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진정성!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언론사들에게 (CBS)에서 운영하는 (www.nocutnews.co.kr)는 연구 대상이다. 역시 〈CBS〉 보도국에서 나오는 기사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는 웬만한 언론사의 사이트를 저만치 앞지르며 순항 중이다. 네티즌의 방문 횟수를 순위로 매기는 ‘랭키닷컴’에서는 150~180위를 고수하고, 각 출입처에는 에 보도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노컷용 엠바고’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통신사인 를 제치고 지방 12개 언론사와 뉴스 전재 계약을 성사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등 〈CBS〉 안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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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인터넷 서비스에도 진정성이 담기면 성공한다”는 민경중 부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진정성을 강조한 만큼, 의 첫 번째 경쟁력은 차별화된 콘텐츠다. 에는 각 출입처에서 나오는 정보보고가 정치, 사회, 경제, 연예·스포츠 분야로 분류돼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기존에 언론사가 독점하던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이런 1차적 정보보고가 기사로 가공되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과감히 기득권을 포기하자 살길이 보인 셈이다.
나 같은 기존의 인터넷 언론과도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 나 이 2차, 3차 정보를 바탕으로 심층기사에 편중하는 반면, 의 승부수는 속보성이다. 하루에도 6~7차례 뉴스를 새로 써야 하는 라디오 뉴스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다음·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거의 실시간으로 뉴스를 제공한다. 또 뉴스를 새로 쓰면서 자연스레 심층적인 기사를 만들어낸다. 속보성과 심층성을 고루 갖춘 것이 의 두 번째 성공비결이다.
요즘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낸 것도 주효했다. 특별한 내용을 부지런히 사이트에 올린다고 해도, 네티즌들이 이를 찾지 않으면 소용없는 노릇이다. 는 포털 사이트가 기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기사를 전송하는 등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인지도를 한껏 높이고 있다.
“언론사들은 아직도 엉덩이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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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에 제공할 정보보고부터 심층기사까지 ‘가욋일’을 마다하지 않는 〈CBS〉 기자들의 헌신성도 소중한 자산이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서버 증설 등 모두 투자에 집중됐다. 하지만 정보보고를 세분화한 맞춤 서비스, 고급 정보 제공 등 나아진 서비스를 통해 적극적인 수익 창출을 계획 중이다.
민경중 부장은 “언론사들은 아직도 엉덩이가 무겁다”고 꼬집었다. 세상은 변하는데, 언론사들의 움직임은 더디다는 지적이다. 1억6천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지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한 공룡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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