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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묵으면 물놀이 못하나요?

등록 2004-07-01 00:00 수정 2020-05-03 04:23

서해 바다 끝없이 펼쳐진 보령시 신대리… 갯벌에서 춤추다가 손전등 켜면 조개와 게가 지천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여름철 피서지 하면 강원도 깊은 계곡과 바다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농촌에 묵으면서도 근처 계곡과 바다에 쉽게 갈 수 있는 녹색 농촌마을도 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토고미마을(농가 80가구)은 휴전선 인근의 오지마을로,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마을이다. 농사일에 품을 팔면 품삯을 쌀로 받았다고 해서 토고미(土雇米)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여름철이면 토고미 오리쌀 축제를 찾는 가족들이 성황을 이루는데, 농촌 체험 행사로는 소달구지 타기·황토염색·가마니 치기·미나리 뜯기 등이 있다.

토고미다리를 건너면 황토로 만들어진 전통가옥 박물관이 있다. 민속촌처럼 볏짚 지붕과 사립문, 옛 디딜방아가 외지인을 맞고, 아궁이에 불을 넣으면 금방이라도 밥을 지어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부뚜막과 가마솥도 볼 수 있다. 숙박시설로는 자연체험학교·토고미 펜션·전통가옥·만산동계곡 산꾼의 집이 있다. 화천읍에서 5km 떨어진 만산동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시골 밥상에 차려진 점심도 먹을 수 있다.

녹색 농촌마을로 지정된 충남 보령시 주교면 신대리는 농촌마을이지만 마을 앞에 서해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다. 장항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뒤쪽으로는 봉황산 기슭에 신대리가, 앞쪽으로는 서해 갯벌이 자리잡고 있다. 신대리 언덕 위 상양관광농원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7월17일부터 국제 불꽃축제가 열리는 대천해수욕장도 가깝다. 주교면 음포리 앞바다는 하루에 두번씩 물때가 되면 수백만평의 갯벌이 드러나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믐밤 갯벌에 나가 빠른 음악에 맞춰 한동안 춤추다가 딱 멈추고 손전등을 켜면 발밑에 조개며 게가 지천이라고 한다. 그저 망태로 쓸어담으면 된다. 마을 주변 성주산은 옛날에 석탄 캐는 광산이 몰려 있던 곳인데 석탄박물관을 구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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