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삭감 등 뒤숭숭한 한국일보에 조선일보 이직 바람까지… “동종업계서 이럴 수 있느냐” 논란도
조현호 ·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today.co.kr
“선후배, 동료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IMF 외환위기 때의 엑소더스를 연상케 한다. 열악한 근로조건에 인력 유출이 겹치면 신문의 경쟁력은 한없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남은 이들에게는 떠나는 동료들을 붙잡을 힘도, 명분도 없다.”(4월21일 편집국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우리의 입장’ 중에서)

허탈한 표정 감추지 못하는 편집국
지난 한달새 한국일보 문화부, 정치부, 사회부, 편집부 기자 5명 이상이 로 옮겼거나 입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한국일보를 퇴사한 신재민 전 정치담당 부국장은 4월20일자 조선일보 인사에서 신설된 탐사보도팀 부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날 한국일보 출신 문화부 박은주 기자도 조선일보 문화부에 배치됐다. 정치부 기자 2명과 사회부 기자 1명도 각각 4월19일과 29일 사표를 내고 5월 중순께 조선일보에 입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탐사보도팀에는 현재 배치된 조선일보 기자 2명 외에 한국일보 출신 기자들을 추가로 배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쟁사로의 전직이 이어지자 한국일보 편집국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행을 택한 기자들은 모두 편집국의 ‘베스트 라인’으로 꼽혀오던 기자들이어서 내부의 박탈감은 더욱 크다.
지난 4월2일 한국일보 자금관리단이 부국장급 이상 30%, 부장급 이하 20% 임금 반납과 퇴직금 출자 전환을 제안한 이후 기자들의 동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부국장급 이상은 이미 임금 삭감에 동의한 상태다. 한국일보 경영기획부 관계자는 “시장 악화로 발생한 재무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긴축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회사는 300억원 유상증자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내부에선 기자들을 ‘빼가는’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편집국의 한 간부는 “동종업계에서 서로 힘들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가만히라도 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도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반응에도 조선일보가 한국일보 기자를 계속해서 스카우트하는 이유는 뭘까.
조선일보 이상철 편집국장은 4월28일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수가 절대 부족해 신문의 질을 높이지 못하고, 편집국 인력구조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빈 구멍이 곳곳에 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공격적인 스카우트 이면에는 와의 경쟁도 깔려 있다. 최근 한국일보를 그만둔 한 기자는 “조선일보가 한국일보를 겨냥해 스카우트를 하고 있다는 반응 때문에 민감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일보 기자들의) 이직이 불가피하다면 중앙일보에 선수를 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에 선수치려는 것 아니냐”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타사 경력기자의 대거 입사로 공채기수들과 갈등의 소지를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 관계자는 “공채기수에 비해 경력기자들의 비율이 미미한 수준이며 현 편집국장도 서울신문 출신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두 회사 사주가 만나 ‘담판’을 짓기도 했다. 조선일보 중견기자는 “4월6일 신문의날 행사장에서 한국일보 장재국 회장이 방상훈 사장에게 ‘회사 상황이 어려운 만큼 기자 영입을 자제해달라’는 요지의 말을 해 진행되고 있던 법조팀과 문화부 기자에 대한 추가 영입작업도 중단했었다”며 “이후 한국일보 기자들이 조선일보에 오려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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