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건희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2021년 11월부터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쪽이 윤석열 후보 지지 방침을 세우고 비례대표 공천을 목적으로 접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통일교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통일교 인사의 정치권 진출을 목표로 삼았던 것인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 쪽이 통일교의 지원을 받으며 통일교 몫의 비례대표 1석을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2025년 7월30일 낮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한겨레 선임기자
2025년 11월17일 한겨레 취재 결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21년 12월 초부터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과 “윤석열이 당선되는 데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자”, “윤석열이 당선된다. 믿고 해야 성사된다”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도모했다. 통일교 주요 간부급인 이들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윤석열 후보 쪽에 접근하기로 하고, 그의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당시 사무총장) 등과 접촉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통일교가 미·일 쪽 기반을 다져주면 영사·대사 발탁도 가능하고, 도움에 비례해 전국구나 공천 요구도 가능하다”고 논의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후 윤 전 본부장이 2021년 12월29일과 2022년 1월5일 권 의원과 두 차례 만났고, 두번째 만남에 “작지만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현금 1억원을 건넸다고 본다.
특검팀은 통일교 쪽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다리 삼아 소통했던 김 여사를 통해 비례대표 공천 등을 성사시키려 했던 정황도 파악했다. 한겨레가 국회로부터 입수한 김 여사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공소장을 보면, 김 여사와 전씨는 2022년 11월 통일교 쪽에 ‘권 의원이 당대표가 되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대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통일교 소속 교인을 포함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 등 지도부에 “김 여사가 비례대표 1석을 통일교 몫으로 주겠다고 했다”고 보고하고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입당을 실행했다는 것이 특검팀 판단이다.
권 의원이 2023년 1월 돌연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비례대표 공천 약속을 이유로 매우 무리해서 통일교 교인들의 입당을 강행했다”며 난감해하던 상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전씨는 “비례대표는 받을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이고, 김 여사가 신경 쓰신다고 했다”며 윤 전 본부장을 달랬다고 한다. 이후 통일교 쪽은 전씨의 요청에 따라 김기현 의원을 국민의힘 당대표로 지지하기로 노선을 다시 정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김 여사가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대가로 통일교의 당원 가입에 개입한 사실과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도 “제가 통일교에 지지를 요청한 바도 없거니와, 통일교가 저를 지지하겠다고 알려 온 적도 없다”며 “통일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23년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됐고 전대 9일 뒤인 그해 3월17일 김 의원의 부인은 김 여사에게 “당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100만원대 로저비비에 손가방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김가윤 한겨레 기자 gayoon@hani.co.kr 박지영 한겨레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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