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경찰이 2025년 9월1일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한국인 여성이 피습당한 뒤 쓰러져 있던 장소를 조사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일본 도쿄 주택가에서 한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나흘 전 일본에 들어온 한국 국적 30대 남성이 체포됐다. 일본 경시청은 피해 여성이 나흘 전 경찰에 관련 상담을 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안전 조처가 적절했는지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9월2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도쿄 세타가야구 거리에서 하루 전 한국인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30대 한국인 ㄱ씨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피해자 ㅂ씨는 이날 세타가야구 한 포토스튜디오 인근에서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ㅂ씨는 목격자들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 ㄱ씨는 현장에서 곧바로 도주했지만, 이날 밤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ㄱ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이번 사건을 ‘교제 살인’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2025년 4월부터 피해 여성과 교제하다가 2025년 8월 “헤어지자”는 여성의 말에 일본까지 찾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ㅂ씨는 2025년 8월29일 경찰을 찾아 “ㄱ씨에게 헤어지자고 했더니 폭력을 휘둘렀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방송은 “당시 경찰이 양쪽 진술을 모두 들었지만,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여성이 피해 신고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일단 여성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킨 뒤 ㄱ씨에게 여성에게 접근하지 말고 귀국하라고 지도했다. 이어 ㄱ씨가 “오사카로 간다”고 하자 경찰은 도쿄역까지 그를 데려다 주고 기차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하지만 ㄱ씨는 다음날인 8월30일 다시 피해 여성 집 근처를 배회했고, 경찰은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긴급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다시 ㄱ씨에게 구두로 경고한 뒤 한국으로 귀국하도록 했고, 이날 오후 1시께 나리타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까지 지켜봤다고 한다.
하지만 경시청은 현장 경찰의 조처에도 강력 사건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경시청 신변안전대책과는 방송에 “현재 상황으로는 경찰로서는 피해자 뜻을 고려하면서 안전 확보 조처를 취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사망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은 향후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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