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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끝나지 않는 제주2공항 건설 논란

매듭 못 지어 내년 대선·지방선거에서 최대 이슈 될 듯
등록 2021-09-24 15:07 수정 2021-09-25 01:45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2공항은 할 거야? 안 할 거야?” 요즘 제주에서 서넛이 모이면 제2공항 건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다. 그러나 추진 여부에 명쾌하게 답변할 주체는 없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절차적 정당성을 놓고 지역사회를 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밀어넣은 국책사업이라면, 제2공항 문제는 개발과 보전, 관광객 수용 능력 등을 놓고 갈등이 첨예화한 국책사업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사업비 5조1229억원을 투자해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성산읍 일대 545만7천㎡의 터에 공항을 건설하려는 계획이다.

제주도 내 찬반 여론이 격화하고, 환경부가 2019년 6월부터 2021년 7월20일까지 세 차례나 국토교통부가 협의 요청한 제2공항 건설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 요청하거나 반려한 가운데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 쪽에 기운 모습이다. 그러나 환경부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철새 도래지 파괴와 지하수를 저장하는 지하 암반의 숨골 파괴 등 대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부는 보완 요구… 국토부는 건설 의향

이런 가운데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8월19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노선이 세계적으로 운행량이 제일 많은 노선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수요가 주춤하지만 수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현 상태로는 걱정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미리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제2공항 건설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부가 8월31일 확정한 2022년도 예산안에는 제주 제2공항 관련 예산 425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 등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쪽은 “국토부가 도민의 제2공항 반대 결정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에도 제2공항 예산을 배정했다. 현 제주공항이 포화상태라고 주장하면서 시설 현대화를 위해 배정된 예산은 미미하다”며 제2공항 계획 철회와 제주공항 시설 현대화를 촉구했다.

애초 2021년 2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합의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에서는 ‘찬성’이 높게 나왔지만, 전체 도민 조사에서는 ‘반대’가 높았다.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토부의 제주도 의견 제출 요청에 “여론조사 숫자로 국책사업 추진을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정부에 제2공항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해당 지역은 ‘찬성’… 전체 도민은 ‘반대’

한때 제2공항 건설이 도민 숙원사업이던 적도 있었지만, 개발 부작용을 겪고 환경 수용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런 여론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공항 건설로 주변 지역 활성화와 부동산값 상승 등을 기대했던 찬성 쪽 주민들과 도민의 삶의 질과 환경이 우선이라는 반대 단체들의 갈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제2공항 문제가 흘러가면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한겨레>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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