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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1. 10월24일 오후 3시께, 중국 저장성 이우시 양광대도에서 한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한 남자가 길을 건너던 중 달려오는 화물차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 사망한 남자의 옆에는 부서진 휴대폰이 놓여 있었는데,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뒤에도 휴대폰에서는 여전히 동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는 것.
사건2. 지난 5월, 광둥 중산의 한 여자가 길을 걸으며 오른손으로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고 있었음. 그녀가 길을 건널 때, 오른쪽에서 하얀색 화물차가 달려와 그녀를 치었고 이어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이 그녀를 그대로 밟고 지나갔음.
사건3. 지난 10월9일, 장쑤성 양저우시의 완푸대교에서 한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아우디 자동차를 운전하던 한 중년 여성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던 중 마주 오는 차량을 들이받음. 다급하게 핸들을 꺾다가 뒤에 오는 차량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충돌했음.
사건4. 2014년 9월5일, 장쑤성의 버스기사 카오모는 운전하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노인을 치었고, 노인은 현장에서 바로 사망. 폐회로텔레비전(CCTV) 분석 결과, 운전기사 카오모는 불과 7분 사이에 39차례나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들여다봤다는 것.
어디를 가나 고개를 들지 않는 ‘수그리족’들 천지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거리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차가 달려오는 줄도 모르고 고개를 들지 않는 이른바 ‘저두족’(低頭族)으로 인해 적지 않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인들은 약 9억2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그중 80%가 ‘저두족’이라고 한다.
‘휴대폰당’이라는 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휴대폰당이야말로 진정한 당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정당이다. 중국은 휴대폰당의 발원지이자 세계 휴대폰당의 중앙지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길거리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스마트폰에 열중하거나 식당이나 여행지 등 모든 장소에서 스마트폰으로 셀카와 사진 찍기에 바쁜 사람들, 모든 인간관계와 일상생활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사람들이라면 ‘휴대폰당’의 정식 당원인 셈이다.
저두족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심지어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수업 시간이나 강의 도중 고개를 파묻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현상이 심각해지자 각급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을 이길 수 있는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수업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비상이 걸릴 정도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한 대학생이 ‘저두인생’이라는 만화를 통해 최근 중국 사회의 새로운 사회현상이 되고 있는 저두족 문제를 그려 큰 반향을 몰고 오기도 했다. 이 만화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고개를 수그리고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구급대원들과 하루 종일 고개를 들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며 길을 가는 행인 등 다양한 모습의 ‘저두인생’을 예리한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온 가족이 오랜만에 모여 외식하는 자리에서도 고개를 파묻고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연인이나 친구를 만나도 별다른 대화 없이 커피나 맥주를 홀짝이며 주로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현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병’이다. 아날로그적 인간관계가 사라진 시대에 저두족의 등장은 어쩌면 매일같이 ‘소마’(소설 에 등장하는 쾌락을 주는 알약)를 먹어야 행복해지는 ‘멋진 신세계’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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