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가고 싶었지만 비싼 치료비도 걱정되고, 장애인인 나를 치과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싶어 용기를 내지 못했어요.”
올 초 김민성(30·지체장애2급·가명)씨의 치아는 거의 다 썩은 상태였다. 온몸의 관절이 아픈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그를 치통까지 괴롭혔다. 더 이상 참기 힘들다고 느낄 즈음, 장애인 전용 치과인 ‘푸르메나눔치과’를 알게 됐다. 4개월에 걸쳐 치아 12개를 뽑고 틀니를 했다. 진료비도 지원받았다.
푸르메나눔치과.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김씨처럼 푸르메나눔치과를 다녀간 환자가 2천 명을 돌파했다(10월 기준). 진료 건수도 1만 건이 넘는다. 2007년 7월에 개원한 뒤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룬 성과다.
치과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한적한 길가 건물 1·2층에 있다. 진료대 3개를 갖춘 30평짜리 작은 병원이다. SBS 사회공헌기금과 매월 10만원씩 정기 후원하는 ‘100인후원회’ 등의 기부를 통해 운영기금이 모였다. 치과 의료자재 업체도 진료대 등 집기를 할인해줬다. 의사 1명과 치위생사 3명, 상담실장 1명이 상근한다. 8명의 자원봉사 의사들이 주 1회씩 진료를 보탠다.
병원을 거쳐간 2천 명의 환자 중 절반이 저소득 장애인이었다. 이들에게는 진료비의 50~70%를 감면해줬다. 통상적으로는 장애 정도와 경제 형편에 따라 20~30%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2년간 감면해준 치료비는 1억원을 넘어섰다.
10월 말엔 새 상근 의사도 영입했다. 권지란(47) 원장은 부산에서 개원의로 일하다가 “삶 전체를 나눔과 봉사로 꾸려가겠다”는 각오로 푸르메나눔치과에 합류했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푸근한 인상으로 벌써부터 환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는 “앞으로도 저소득 장애인들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료 및 자원봉사 문의 02-735-0075.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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