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부부 파일럿이 탄생했다. 대한항공 부부 조종사인 김현석(40)·황연정(35) 기장은 각각 11월13일과 17일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에서 치른 기장 자격심사를 통과했다. 황씨는 국내 세 번째 여성 기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김현석·황연정 기장. 대한항공 제공
파일럿의 꿈은 그들에게 부부의 연을 맺게 해줬다. 김씨는 인하대를 다닐 때 학교에서 열린 조종훈련생 오리엔테이션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면서 기장의 꿈을 키웠다. 황씨는 대학 4학년 때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인턴으로 근무하다 때마침 진행된 조종훈련생 모집전형에 지원했다 기장의 길을 걷게 된다.
두 사람은 1996년 10월 대한항공에 나란히 입사한다. 교육과정을 먼저 수료한 김씨가 황씨의 교육 파트너가 되면서 친해졌다. 교육 종료 뒤 부조종사 근무를 하며 비행과 항공기 얘기를 나누다 사랑을 싹틔웠다. 99년 3월 웨딩마치를 울렸다. 4살짜리 쌍둥이 남매를 둔 두 사람은 아이들 얼굴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김씨는 “비행 일정이 서로 달라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한 달에 2~3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종사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두 기장은 항공기 기종 면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간다. 김씨는 MD11 항공기로 시작해 B737 항공기 기장이 됐다. 황 부기장은 F100으로 시작해 A330 항공기 기장으로 승격됐다. 김씨는 11월30일 제주~청주 노선에서, 황씨는 12월3일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기장으로 첫 비행에 나선다. 부부 기장은 “운항하는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비행이나 항공기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맞춘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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