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발 에르데네문크(30)
몽골에 살던 잠발 에르데네문크(30)는 지난해 말, 1년의 기다림 끝에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의 곁을 떠나와야 했지만 돈을 벌어갈 생각에 희망찼다. 입국 전후로 몽골과 한국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첫 번째 직장은 조선소였다. 첫 월급은 16만원, 둘쨋달 월급은 30만원이었다. 한국에서 생활비를 쓰다 보니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석 달 동안 돈을 보내지 못했다. 두 번째로 옮긴 사업장은 지게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그 공장에서 일한 지 2개월쯤 지나면서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며칠 뒤부턴 완전히 ‘피소변’이었다.
몸 상태를 공장의 관리자에게 말했으나 대꾸가 없었다. 아파도 참고 계속 일을 했다. 결국 일을 하다가 기절해 병원에 실려갔다. 신장암이었다. 병원에서는 바로 수술하라고 권했지만 수술비 5천만원을 구할 길이 없었다. 건강보험이 있으면 2천만원이라고 했다. 이미 공장에서는 에르데네문크를 퇴사시켜 건강보험도 해지가 된 상황이었다. 도리어 10일 정도의 품삯마저 받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퇴원을 했다. 혼자 몽골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식당 주인에게 자기 처지를 이야기하니 식당 주인이 당장 병원을 소개해주었다. 이주 노동자들에게 치료와 수술을 저렴하게 해주는 병원이었다. 건강보험을 되살리면 600만원으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밀린 보험금을 갚고 건강보험을 살려서 6월 말에 한쪽 신장을 자르는 수술을 받았다.
간병을 위해 부인이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한국에 왔다. 부부는 현재 35만원짜리 월셋방에 산다. 수술이 끝나고 부랴부랴 노동부에 알아보니 에르데네문크는 이미 미등록 이주 노동자 상태로 전환돼 있었다. 소속된 회사 없이 1개월이 지나 고용허가제의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재등록을 했으나, 9월28일까지 새 직장을 얻지 않으면 다시 미등록 처지가 된다. 하지만 아직까진 아픈 몸으로 취직을 꿈꾸기 어렵다.
부인의 비자도 9월 말로 끝이다. 부인이 몽골로 돌아가면 간병을 해줄 이도 없다. 한국에 올 준비를 하느라 진 빚과 수술비 등을 생각하면 몽골로 돌아갈 수가 없다. 에르데네문크는 건강을 찾고 돈을 벌어 아들이 있는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다. 후원 문의 김포이주민센터 031-982-7661, 계좌번호 농협 176879-51-061274(예금주 잠발 에르데네문크).
글·사진 이신애(아리옹) 한겨레21인권위원·몽골 출신 국제결혼 이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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