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허호준 한겨레 지역부문 기자 hojoon@hani.co.kr
제주는 모든 곳이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시내에서 차를 타고 20~30여 분만 나가면 바다를 만나고, 그 반대쪽으로 가면 중산간을 만난다. ‘난드르’는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의 다른 이름이다. 안덕계곡 남쪽 바닷가에 살며시 숨어 있는 듯한 모습의 난드르는 천혜의 생태체험 마을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옛날 동해 용왕 아들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마을을 품고 있는 군산을 만들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용왕난드르’라고도 한다. 이 용왕난드르 마을이 생태체험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2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모여 용왕난드르영농조합까지 만들었다.
난드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구와 바릇잡이 체험어장이 마련돼 있고, 낚시꾼들의 낚시터로 유명한 포구 주변의 박수기정(절벽)과 조슨기정이 빼어난 경관을 보여준다. 마을 부근에는 고인돌 2기와 유물 산포지가 있다.
농촌전통테마마을은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이번에는 7월21일부터 8월31일까지 40일 동안 여름 특별 체험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 중에서 낚시와 바릇잡이 체험은 관광객이 빠뜨릴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이곳의 테우는 다른 곳의 테우보다 크게 만들어져 10여 명이 탈 수 있는데 그늘막까지 설치돼 있어 여름철에도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체험 기간에는 인원을 정해 선착순으로 테우낚시나 배낚시 이용료를 1인당 1만6천원에서 8천원(5명 이상 기준)으로 50% 내렸다. 여기에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식당에서 하는 보말수제비 만들기와 마늘꿀탕 만들기는 5천원에서 2500원으로, 나무피리나 솟대, 나무곤충 등 나무공예는 3천원에서 1500원으로 낮췄다.
제주의 전통 노동복인 일반 무명천에 감물 들이기와 말린 감귤껍질 가루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 체험, 마늘강된장 비빔밥 만들기 등도 있다. 미리 사전 예약을 하면 편리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용왕난드르농촌전통테마마을 김순실 사무장은 “난드르마을이 관광지를 끼지 않아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소박하고 예쁜 마을”이라며 “군산 등반이나 밤바다 감상하기, 파도소리 느끼기 등 색다른 체험도 하고 가족 단위나 일반 관광객이 쉬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자랑했다.
<font color="#C12D84">●주요 체험 프로그램 </font>
감물들이기:
제주의 전통 노동복인 갈옷을 만드는 체험이다. 갈옷은 무명천에다 감즙을 입혀 천연 염색을 한 옷감으로, 갈옷 염색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또 바닷가의 돌로 자신만의 문양을 직접 만들어보고 갖고 갈 수 있다.
낚시체험: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배와 테우가 있다. 아담한 규모의 낚시 어선과 테우가 마련돼 있으며, 10명 단위로 체험할 수 있다. 낚시만이 아니라 배를 타고 나가서 바라보는 난드르마을의 해안 절벽과 한라산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마늘강된장 비비밥 만들기:
난드르의 특산물인 마늘과 된장을 이용해 새로운 맛을 내게 했다고 한다. 마늘의 자극적인 맛을 빼고 된장의 짠맛을 순화시킨 다음에 난드르 앞바다에서 잡은 보말을 넣어 끓인 마늘강된장과 제주산 버섯, 해초, 나물을 비벼먹는 제주식 비빕밥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font color="#C12D84">● 문의</font>
용왕난드르농촌전통테마마을(http://sora.go2vil.org)
사무장 김순실(064-738-0915/ 011-9663-7801)
<font color="#C12D84">● 숙박시설</font>
용왕난드르농촌전통테마마을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운영하는 민박이 6곳이 있다. 독채로 사용할 수 있으며, 모두 에어컨과 욕실 등이 기본적으로 마련돼 있다. 4인까지 4만원으로 저렴하다. 용왕난드르농촌전통테마마을로 문의하면 된다. 이 밖에 하바나펜션(064-738-7177), 늘바다통나무펜션(064-738-7177), 드림하우스(064-738-9800) 등 여러 숙박시설이 있다.
<font color="#C12D84">● 찾아오는 길</font>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이용하면 95번 국도를 지나 12번 국도(일주도로)를 이용해 서귀포시 안덕면 안덕계곡까지 간 뒤, 그곳에서 왼쪽으로 3km 정도 가면 용왕난드르 마을이 보인다.
<font color="#C12D84">● 추천 맛집</font>
용왕난드르농촌전통테마마을이 운영하는 향토음식 맛체험장이 마을 안에 있다. 2층은 테마마을 사무실로 사용된다. 체험장에서는 난드르 앞바다에서 잡은 보말과 전복, 소라와 함께 새우, 낙지 등 여러 가지 해물 철판볶음을 주메뉴로 하는 ‘용왕정식’이 1인분에 1만5천원으로 2인 이상이면 주문이 가능하다. 고동의 일종인 보말을 수제비에 넣은 보말수제비도 있다.
<font color="#C12D84">● 주변 관광지</font>
제주도 전 지역이 관광지답게 용왕난드르 마을에서 동쪽으로 10분 남짓 가면 중문관광단지가 있고, 서쪽으로 10분 남짓 가면 산방산과 사계리 용머리 해안이 있다. 안덕면 상창리에는 세계의 유명차와 명차를 볼 수 있는 세계자동차박물관(064-792-3000)이 있다. 어느 쪽으로 발길을 돌리든 또 다른 관광지가 10분 이내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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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한겨레 그림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