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오동운 PD, 검찰 수사 뒤 첫 언론 인터뷰… “협상 제대로 했는지 물었는데 국민 세뇌했다니”
▣ 글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잘된 협상이냐는 질문을 던지는 게 1편의 목적이었습니다. 그 질문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지금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7월11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PD수첩〉 사무실에서 만난 오동운 PD는 단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PD수첩〉은 그동안 검찰 수사와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해오지 않았으나, 이날 을 만나 비로소 입을 열었다. 공식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7월15일 제4편에서 해명과 반박
오 PD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4월29일치 방송분을 둘러싸고 두 달 넘게 진행돼온 사회적 논의의 방향에 아쉬움을 표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안 된다’ ‘먹으면 죽는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안전성의 문제를 우리가 제대로 점검했는지, 협상을 제대로 했는지를 시청자와 나누려 했던 것이고 이후 많은 언론이 주목하고 풀려 했던 문제도 〈PD수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PD수첩〉이 국민을 선동하고 세뇌한 범인인 양 엮는 정부와 일부 언론의 대응이 아쉽다. 부당한 공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7월15일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네 번째 방송분을 내보내 해명과 반박에 나선다.
우선, 고의적 오역 논란이 일고 있는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관련해 검찰 쪽 주장을 반박한다.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빈슨이 인간광우병(vCJD)에 걸렸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검찰 쪽 주장이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빈슨의 어머니는 〈PD수첩〉 1편 방영 22일 전인 지난 4월7일 미국 버지니아 지역 방송 〈WVEC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그(의사)는 제 딸이 광우병과 비슷한 병에 걸렸다고 했어요. 믿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보도한 웨인 카터 기자는 다른 기사에서 “그(빈슨의 어머니)는 그 병원 의사가 vCJD로 진단했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빈슨의 어머니는 〈PD수첩〉 취재진과의 재통화에서도 이 부분을 다시 확인해줘, 이날 방송분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우너 소 동영상을 공개한 미 시민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 국장을 다시 만난 제작진은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판단해야 하며, 검사 없이 도축해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도 얻어냈다.
검찰, 제작진 4명에게 출석 요구서
이와 함께 제작진은 생방송 중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실제보다 부풀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정중한 유감의 뜻을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오 PD는 검찰의 ‘오버 수사’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검찰은 7월2일 서면을 통해 취재 내용을 모두 제출하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오 PD는 “검찰이 누구의 명예가 어떻게 손상이 됐는지 얘기하지 않고, 취재 내용이 왜 필요한지도 밝히지 않고 ‘다 보자’라고 하면 어느 기자인들 내놓겠느냐”고 반박했다. 언론이 취재원 보호에 신경쓰지 않으면 어느 누가 앞으로 정부와 거대 권력의 문제에 대해 언론에 얘기를 하겠느냐는 상식적인 주장이다.
한편 검찰은 미국 현지 취재 부분의 번역 작업에 참가한 뒤 나중에 문제를 제기한 정아무개씨 말고 다른 번역자들에 대해서도 전화를 하거나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7월11일 〈PD수첩〉의 조능희 책임프로듀서를 비롯한 제작진 4명에게 17일까지 나오라는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압박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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