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형석 인턴기자 justicia82@paran.com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광장에서 채식 도시락 같이 먹어요.”
촛불시위 현장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등장해 ‘동물보호’ ‘초록 먹거리가 유일한 대안’ 등의 구호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던 채식·환경 커뮤니티 ‘그린피플’이 7월5일 1천 개의 채식 도시락을 시민들에게 선물했다. 캠페인을 주도한 이원복(45)씨는 채식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 한국채식연합(www.vege.or.kr) 대표다.
“광우병은 결국 인간의 과도한 육식문화가 빚어낸 재앙이잖아요.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음식문화 전반에 대한 고민과 변화가 확산될 수 있는 좋은 계기예요.”
이번에 나눠준 채식 도시락에는 잡곡밥, 콩나물무침, 김치, 마늘쫑 등과 함께 불고기, 돈가스, 스테이크도 들어 있었다. 아니 채식 도시락에? 물론 이 불고기, 돈가스, 스테이크의 맛을 내는 단백질은 콩에서 왔다. 맛은? “육식 좋아하는 사람도 만족할 정도입니다.” 특히 같은 콩으로 만들었는데도 돈가스와 스테이크의 ‘육질’은 차별성을 띨 정도.
이렇게 채식주의자도 먹을 것 다 먹는다. 이씨는 “채소에다 콩과 같은 곡류, 땅콩·호두 같은 견과류 등을 함께 먹는 게 채식”이라며 “식물성 식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종류의 영양소가 보충된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처음 채식을 시작한 것은 1986년. 벌써 20년차다. 이씨는 “처음에는 저도 채식을 하면서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고, 사람들의 시선도 불편했다”며 “이 캠페인으로 사람들이 채식에 익숙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꿈은 패스트푸드점에 ‘채식 메뉴’가 생기는 것이다. “맥도날드에는 야채 버거, 패밀리 레스토랑에는 콩으로 만든 티본 스테이크가 생기면 좋겠죠.” 현재 한국 채식 인구는 1% 미만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채식에 대한 관심은 부쩍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두 달 새 2천 명이 넘는다. 한 달에 7~8명이 가입하던 이전과 비교하면 폭발적이다.
채식 도시락이 끝이 아니다. 이씨는 “촛불문화제를 계기로 토요일마다 기업과 학교 급식에서 채식 식단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식은 삶의 기본인 식생활에서부터 ‘비폭력’을 실현하는 문화다. 촛불이 그렇게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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