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트래블소프트 임직원 일동은 촛불을 지지하며 당분간 미주 지역 여행 중개를 중단합니다. www.tourbid.net”
지난 6월23일 의견광고란에 특이한 광고가 하나 실렸다. 촛불시위를 지지하고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미국 지역 여행 상품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겠다는 한 여행사의 광고였다. 아무리 촛불을 지지하기로서니, 기업체가 어떻게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우리 회사 이사님과 과장님까지 모두 열심히 촛불시위에 나가는 분들이거든요. 처음엔 우리 팀에서 얘기가 나왔는데, 직원들 전체 회의 때 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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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촛불시위 참가자인 이 회사 전산팀 직원 김수진(29·사진 아래)씨의 말이다. 김씨는 6월 초부터 경기 군포시 산본에 위치한 회사에서 퇴근하면 서울 도심으로 진출해 촛불시위를 한 뒤 또다시 경기 부천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열혈 촛불시위 참가자인 양진화(35·사진 위) 과장과 동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무리 흔쾌히 결정을 내렸다지만, 당분간 미국 쪽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회사는 여행사들에서 의뢰받은 여행 상품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소비자들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데, 아예 서버 단계에서 미주 쪽 상품은 열람할 수 없도록 조처가 이뤄진 상태다.
“지금이 성수기여서 타격이 있긴 한데, 한 달에 미주 지역 여행 중개 건수는 30~50건 정도여서 그렇게 크지는 않나 봐요. 양해해주는 거래처들도 여럿이어서 다행이고요. 정부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광고까지 낸 만큼, 어떻게든 재협상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입이 근질근질해서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학생운동요?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는데, 데모고 뭐고 한 번도 관여한 적 없어요. 이런 정부를 믿고 어떻게 5년을 살지 걱정이 돼서 나왔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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