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가수 김광석을 사랑했던 이들에게 하모니카는 특별한 존재다. 그의 하모니카는 노랫말 사이사이에 끼어들어 때론 경쾌하게 때론 구슬프게 곡의 감정을 살려줬다. 겨드랑이에 낀 기타와 함께 하모니카는 김광석을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었다.

그런데 이 하모니카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이들이 있다. 코리아하모니카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이다. 이 오케스트라는 지난 2001년 꾸려졌다. 당시 모임을 주도한 이는 우미경(43) 한국하모니카교육협회 회장. 대학 때 피아노를 전공한 우 회장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른 악기는 엘리트 교육 중심인데다 다루기가 어려웠다”며 “남녀노소가 다 즐길 수 있는 악기가 과연 뭘까 고민하다 하모니카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과 일본까지 찾아가 하모니카 고수들에게 연주법을 배우기도 했다.
어떻게 하모니카로 35명에 이르는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연주를 할 수 있을까? 하모니카도 4가지 종류로 나뉜다. 흔히 쓰는 하모니카는 복음이라고 하는데 이보다 저음을 내는 베이스 하모니카가 따로 있다. 또 반음을 낼 수 있는 크로매틱이 있고 코드 하모니카는 리듬을 잡는 타악기 구실을 한다. 한 종류당 8∼9명의 연주자가 모여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다.
다루기가 쉽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구성원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6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는 게 우 회장의 설명이다. 직업을 봐도 주부부터 교수까지 넓게 포진해 있다. 연주 땐 지휘자도 따로 둔다. 현재는 곽준영 관동대 음대 강사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연주하는 장르도 구분이 없다. 동요부터 가요, 팝송, 재즈 그리고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란 음악은 모두 하모니카로 소화해낸다. 다음달 30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협회 강당에서 여성 4중주인 ‘모두모아’팀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모차르트부터 조용필의 노래까지 들려주는 무료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협회에는 오케스트라 말고도 연령대별로 3중주·4중주 여러 팀들이 활동 중이다.
우 회장은 “하모니카는 그 음색이 다른 악기에 비해 사람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특징이 있다”며 “치매노인을 위한 공연을 할 때면, 피아노나 장구 등 다른 악기에는 잘 반응을 하지 않다가도 하모니카를 불어주면 웃고 울고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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