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황병선(45)씨는 해직 노동자다. 그는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지만, 후회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가 공무원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은 지난 1988년이었다. 그해 치러진 7급 공채 시험에 합격해 전주시로 발령받았다.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올해로 20년차. 지금쯤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시청 과장이나 동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황씨는 “공무원이 된 뒤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데 이런저런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공무원 조직 내에서 그런 문제들을 고칠 방법은 없을까.’ 그의 고민은 이어졌고 2001년 1월 공무원 직장협의회(이하 직협)에 가입하기에 이른다. 그 무렵부터 우리 사회는 ‘공무원 노조’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수많은 논쟁을 벌여야 했다. 시민들은 ‘철밥통’들이 웬 말이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정부의 탄압도 만만치 않았다.
2년 뒤 그가 속한 전주시 직협은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에 가입하면서 그의 전공노 생활도 시작됐다. 그 무렵 황씨는 시청 내 요직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자원봉사과의 자원봉사계장이었다. “시내 시민단체들 관리가 업무였어요. 선출직 시장이다 보니까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잖아요. 시청 내 손꼽히는 요직 가운데 하나였죠.” 그가 전공노 활동을 시작한다는 얘길 듣고는 시청 간부들이 찾아와 “승진을 보장할 테니 쓸데없는 일 벌이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시련이 시작된 것은 2004년 11월15일, 전공노 총파업 때였다. 수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은 ‘노동 3권 보장’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징계를 당했다. 전라북도에서는 그를 포함한 8명이 ‘파면’을 당했다. 그는 곧바로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걸었고, 1심에서 승소했다.
그 와중에 다시 불행이 겹쳤다. 2006년 9월 ‘법외 단체’로 머물러 있던 전공노 사무실에 대한 일제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그는 출근하던 송하진 전주시장을 막아서며 몸싸움을 벌였다. 그런 사실들이 불거지자 법원은 2·3심에서 “파면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지금도 전공노 전주시지부 대외협력부장으로 일하는 중이다. 황씨는 “부모님께서 요즘도 언제 복직되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요새 민주노동당 등 진보 세력이 어렵잖아요. 마음이 아파요. 모두의 희생 속에서 오늘이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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