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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웡] 백인 이성애자만의 오스트레일리아를 뚫어라

등록 2008-01-11 00:00 수정 2020-05-03 04:25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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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중국계, 어머니는 백인이다. 그리고 8살에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을 갔다. 대학시절 사회운동을 시작한 그는 주경야독 끝에 변호사가 됐다. 2001년에는 남오스트레일리아 주정부 상원의원이 됐다. 그리고 케빈 러드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 오스트레일리아 기후변화장관으로 취임했다. 그의 취임식엔 파트너 소피 알루아치가 함께했다. 그렇게 페니 웡(40)은 오스트레일리아 최초의 레즈비언 장관이자 첫 번째 아시아 출신 장관이 됐다. 이것이 말레이시아 출신 중국계 혼혈인 동성애자 장관, 페니 웡의 이야기다.

이제 웡은 새로운 오스트레일리아의 상징이 됐다. 존 하워드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연합은 11년 동안 집권했다. 지난해 러드가 이끄는 노동당은 마침내 오랜 우파 집권을 끝냈다. 러드 총리의 노동당 정권에서 웡은 떠오르는 스타로, 다문화 오스트레일리아의 미래로 불린다. 그는 일찌감치 지난 선거 때부터 노동당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장관이 된 이후에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러드 총리와 함께 참석해 균형 잡힌 논리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러드 총리의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렇게 다문화 친화적인, 성소수자 친화적인 나라로 변하고 있다. 웡에 이어 루이즈 프랫이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정치인의 계보를 잇고 있다. 35살의 레즈비언 프랫은 오는 7월에 상원의원 의석을 승계받는다. 일찍이 게이레즈비언 인권운동가로 활동해온 프랫은 2001년 서오스트레일리아 주정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의원이 된 이후에 그는 서오스트레일리아에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법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일체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뿐 아니라 동성애자에게 입양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프랫은 상원의원이 되면 그 법을 오스트레일리아 전체로 확대하는 입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레즈비언 정치가들은 백호주의 오스트레일리아를 어제로 돌리고 다문화 오스트레일리아의 미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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