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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청계천을 찬양하는 환경건축가?

등록 2007-11-16 00:00 수정 2020-05-03 04:25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동양적인 빛과 기하학의 건축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67).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 스타 건축가가 난데없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칭찬해 화제를 뿌렸다. 최근 방한 강연회에서 그는 이 후보의 ‘업적’인 청계천 재개발에 이례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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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저녁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한솔문화재단과 한국건축가협회 주최로 열린 안도의 초청 강연회장. 1천 명 이상 모인 청중 앞에서 안도는 서두부터 “바뀐 청계천을 걸어보니 너무 감명 깊고 좋았다”며 ‘좋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앞서 안도는 이날 낮 일본 공영방송 〈NHK〉 촬영팀과 청계천 거리를 거닐면서 영상을 찍었다. 그는 직접 찍은 청계천 사진을 보여주면서 “청계천 같은 도심 하천 재개발은 확실히 추진력 있는 인물이 맡아야 가능하다”고 했다. 직접 이 후보를 거명하진 않았으나 “대규모 도심 재개발을 이끈 추진력이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니혼바시도 하천 복원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안 되더라”고 했다.

성장주의, 물질주의를 거부해온 안도에게서 쓴소리를 기대했던 일부 참석자들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건축인 ㄱ씨는 “청계천 재개발 당시 문화유산, 생태보존 등을 놓고 시당국과 시민단체들이 숱하게 부딪혔던 기억이 생생한데, 안도의 청계천 예찬은 좀 뜻밖”이라고 했다. “대규모 하천 복원이 빨리 진행된 데 주목한 듯하다”거나 “너무 순진한 시선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약 1달 전 안도의 고향 오사카에서 그를 인터뷰했다는 한 기자는 “묻지도 않았는데 청계천 사업과 이 후보를 극찬해 놀랐다”고 전했다.

강연 말미에 안도가 진보적 환경운동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다소 역설적으로 들렸다. “도쿄만의 거대 쓰레기장을 생태동산으로 바꾸는 프로젝트 모금운동을 하고 있고,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멤버 보노와도 환경보존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그는 말했다. 시종 구수한 입담으로 설계작들을 길라잡이한 안도는 “꿈을 버리는 순간 청춘도 끝난다. 나 또한 꿈을 가질 수 없다면 은퇴할 것”이란 말도 남겼다. 고졸 출신에 권투선수로도 뛰었던 안도는 홀로 건축을 배웠다. 오사카 빛의 교회, 세토 내해의 나오시마미술관 등이 대표작. 최근 미국 구겐하임재단이 중동 아부다비 사디야트 섬에 짓고 있는 문화단지의 바다미술관 설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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