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한국화 화단의 최고 실력자인 이종상(69) 서울대 명예교수. ‘국제통’ 기획자라는 이용우(59) 광주비엔날레 전 예술감독.
광주 비엔날레의 이사, 감독 선정위원으로 재단운영을 주도해온 두 사람이 때늦은 ‘신정아 후폭풍’을 만났다. 예술감독 선정 배후 논란이 새삼 불거지면서부터다. 재단의 감독 선정위가 유력 후보의 고사로 감독 선정에 실패하고 5월25일 다시 연 회의가 빌미였다. 이들 두 인사가 회의에서 재단 이사장에게 감독 선임권을 아예 맡기자고 제안한 것이 의혹의 싹을 키웠다. 그들 뜻대로 제안이 통과된 뒤 논외였던 신정아씨가 전격 지명되면서 파문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교수는 신씨를 후보로 추천했는데, 계속 함구했다가 최근 언론에 추천서가 공개됐고, 충분한 경력 검토 없이 추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의 취재 결과 막역한 두 사람은 회의에서 후보 감독의 최종 선정 권한을 이사장에게 위임하자는 제안을 같이 꺼내들었다. 이용우씨는 “먼저 제안을 꺼낸 것은 선정소위원장이자 사회자인 이 교수였고, 나는 그뒤 찬성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재투표해서 감독을 뽑는 안과 이사장에게 추천 후보를 올리고 선정을 위임하는 안 가운데서 고르자고 제안했다는 것. 뒤이어 이씨가 사전 인터뷰를 조건으로 이사장에 선정권을 위임하자는 찬성제안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다른 일부 위원들은 적잖은 반론이 나왔으나 이 교수와 이씨 등이 이사장 위임안을 편드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고 증언했다. 강연균 위원은 “의사진행에 객관적이던 이 교수가 그날따라 위임안 위주로 몰아가는 느낌이 들어 항의했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도 “사실상 선정위원이 추천위원으로 전락하는 안을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의아했다”며 “두 인사가 비엔날레 운영권자인 광주시장과도 절친한 만큼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주장도 했다.
두 이씨가 앞장선 격이 된 감독선정 위임안 통과는 최악의 선택을 낳았다. 한갑수 당시 이사장이 가짜 박사 신씨를 낙점했고, 비엔날레는 최대 위기로 내몰렸다. ‘고사하는 후보들이 많아 위임안이 꼭 필요했다’고 해명한 이용우씨는 이사진에 유임됐다. 선정위 절차가 아주 잘된 것이라고 강조한 이 교수는 퇴장했고, 비엔날레 파행의 장본인이란 눈총까지 받고있다. 대학 시절부터 천재적 필력으로 승승장구해온 이 교수는 “신정아를 띄운 언론을 믿은 죄밖에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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