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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매켈런]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이성애자에게 알려라”

등록 2007-08-17 00:00 수정 2020-05-03 04:25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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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는 그를 의 간달프로, 일부는 의 매그니토로 기억한다. 이안 매켈런(68)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이기도 하지만, 동성애혐오증에 맞서 서슴없이 발언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일찍이 1980년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커밍아웃했고, 스톤월 동성애자 권리운동 그룹을 만든 공동 설립자다. 2006년 영국에서 영향력 있는 게이·레즈비언을 뽑는 ‘핑크 리스트’에서 캐나다인과 법적인 동성 결합으로 유명한 가수 엘턴 존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사실 매켈런은 영화배우 이전에 연극배우로 알려졌다. 연기력이 뛰어난 셰익스피어 연극배우로 영국 황실에서 주는 기사(Sir) 작위도 받았다. 그래서 그의 ‘풀네임’은 이안 매켈런 경(Sir. Ian McKellen). 하지만 권위에 눌리지 않는 매켈런은 자신의 별명을 ‘서리나’(Serena=Sir+Ian)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매켈런이 최근에 싱가포르로 공연을 하러 왔다가 한마디 남겼다. “동성애자는 어디에 있든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중요하다. 이성애자들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매켈런이 한마디 한 이유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동성애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가 잇따라 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게이축제 기간 중에 국립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동성애자 행사가 불허됐고, 키스하는 게이 커플의 사진을 보여주는 전시회도 금지됐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싱가포르에는 아직도 남성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남아 있다. 역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 법원에서는 최근에야 비로소 이러한 소도미(Sodomy) 조항에 법적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참, 싱가포르의 ‘박정희’인 리콴유도 최근에 “싱가포르가 더욱 국제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데,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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