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해가 지나면 잊혀지기를 바랐을까.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왔다. 중앙일보사 이사회는 지난해 12월27일 대표이사 겸 회장에 대주주(지분 43.8% 보유)인 홍 전 회장을 재추대했다. 2005년 2월 주미대사에 임명되면서 그만뒀으니 1년10개월 만의 복귀다.
2년 가까운 ‘외도’ 끝에 돌아온 홍 회장은 이전의 ‘홍석현’이 아니다. 그는 주미대사를 징검다리 삼아 한국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을 꿈꿨다. 그러나 안기부 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학수 삼성 부회장과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X파일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수백만의 독자 수를 자랑하며 신문 시장의 수위를 다투던 신문사의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의 전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났다.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이는 ‘죄를 물을 수 없다’이지 ‘죄가 없다’는 아니다.
그뿐 아니다. 보광그룹의 탈세 사건(홍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30억원이 확정됐다)은 이미 처벌받은 지난 일이라고 치더라도,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삼성의 불법·변칙 상속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회장(당시에도 중앙일보 대표이사였다)은 1996년 10월 주당 8만5천원의 가치를 지닌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에 인수할 수 있는데도 이를 포기했다. 그 결과 전환사채 99억5400만원어치의 97%가 이재용씨 등 이 회장의 자녀 4명에게 돌아갔다. 홍 회장은 지난해 8월 검찰 조사에서 투자가치가 적다고 판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1998년 홍 회장이 대표이사였던 보광그룹에 중앙일보사 주식 51만9천여 주를 넘겼다. 검찰은 주고받은 거래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체도 회사의 ‘얼굴’을 내밀 때는 이것저것 잰다. 신문은 가치 지향의 지식상품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인으로서 윤리의식에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낸 홍석현 회장은 언론계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도 사설을 통해 “홍 전 대사가 언론사 회장으로 매우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판단한다”며 “홍 회장은 신문사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무 대꾸가 없다. 도, 홍석현 회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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