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라면 입으로 내뱉기도 쉽지 않은 단어를 문패에 걸고 ‘문화배변지’라는 설명까지 달아놓은 잡지가 있다. 문패는 화장실에서 주로 듣게 되는 친근한 감탄사인 이다. 2006년 3월 처음 세상에 나온 1호의 앞표지에는 옆구리가 터진 붕어빵이 나란히 누워 있고 뒷표지에는 ‘뿌직’하면서 실례하는 붕어빵이 있다. 안쪽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무료한 일상.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사람들. 배변의 쾌감처럼 아쌀한 무언가를 찾아 다니는 우리.’ 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이미지와 만화에 유머와 재치, 재기발랄함을 섞어 보고만 있어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콘텐츠로 꽉 차 있다. 만화가 김성모씨 인터뷰도 이 하면 다르다. 김성모의 만화에 그의 얼굴을 합성해서 말 그대로 만화 같은 인터뷰를 만들어 싣는 식이다. 이 잡지의 가격은 ‘단돈 100원’이다.
을 만드는 이들은 디자이너 안영준(28·오른쪽)씨와 학생인 이경화(23·가운데)씨, 김승균(26)씨다. 대학교 디자인학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의 첫걸음을 뗀 것은 2005년 11월이었다. “기존 매체가 문화 콘텐츠를 다룰 때 드러나는 맹점을 전면에 내세워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기존 매체는 세련되고 멋진 것만을 찾지만 사실 사는 게 그렇진 않잖아요. 저희는 거꾸로 촌스럽고 평범한 것들을 찾는 거죠. 또 디자이너들은 스스로가 생산자라는 생각을 잘 안 하게 돼요. 짜여 있는 틀 안에서 활동하려는 경향이 강하죠. 저희는 디자이너이자 문화 콘텐츠 생산자, 또 창작자가 되고 싶었어요. 디자인과 상관없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죠.”
1호는 자체 기획물과 10여 명이 참여한 실험만화로 200여 쪽을 채웠다. 제작비는 물론 자비였다. 고생해서 2100부를 찍었지만 마땅한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희망시장 등에서 직접 팔았다. 100원이라는 가격 덕분에 나흘 동안 다 팔아치웠다. 2호는 오는 4월에 나올 예정이다. 다행히 을 밀어줄 수 있는 디자인 회사를 만나 1호보다 더 독창적이고 더 재미있을 것으로 보이는 2호의 발행은 아직까지 순조로운 편이다. 3호부터는 1년에 두 권씩 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를 기다리는 모든 이들이 문화적 쾌감을 느끼게 되는 그날까지, 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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