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지난 11월7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별난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른바 설렁탕 깜짝 이벤트. “비록 설렁탕 한 그릇이지만, 이것 먹고 힘내세요∼.” 용산 전자상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러 공짜 설렁탕을 먹은 사람도 많았다. 이날 창사 10주년을 맞은 한국액센이 마련한 이벤트다.
행사를 기획한 건 액센 박수성(39) 사장이다. 그는 “사업을 10년 동안 해올 수 있었던 데에는 용산 전자상가의 힘과 전 임직원의 수고가 컸다”며 “최근 전자상가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설렁탕 한 그릇 대접한 것에 불과하지만 이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마련한 깜짝 이벤트는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액센 임직원들은 최근 몇 년간 연말만 되면 회사 앞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을 다 같이 관람하고 있다. 송년회 회식을 따로 하지 않고 뮤지컬로 대신하는 것이다. 2003년에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임직원을 데리고 근처에 있는 유명 제화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신발을 한 켤레씩 사주기도 했다. 물론 전부 박 사장의 아이디어다. 박 사장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잠깐 근무하다가 나온 뒤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회사는 사장 혼자 일으켜세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면 수십 년, 수백 년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액센은 CD, DVD 등 광미디어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회사다. 광미디어 시장이 축소되면서 지난 2년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사업 아이템을 USB메모리, 이어폰, 무선카팩, MP3P 변형제품 등으로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박 사장의 여러 가지 깜짝 이벤트 때문인지 이직률도 낮고, 자고 나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생겨난다고 한다. 11월16일에는 또 한 번의 깜짝 이벤트가 벌어졌다. 한국액센 전 임직원(40여 명)이 필리핀 세부로 4박5일의 해외 워크숍을 떠난 것이다.
한국액센은 토종 중소 벤처기업이지만 회사 이름 때문에 외국계 회사의 한국지사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원래 ‘메이드 인 코리아’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에서 ‘한국’을 회사 이름 앞에 붙였다고 한다. 물론 사업 아이템 중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사업도 있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엄지성 왼발, 일본 골망 뚫었다…남자축구 AG 4연패

이 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 글에 “곡해 마시라” 반박

김여정 “우리 AI 미사일 타격 못 피해”…한·일 탐지 한계 주장

안성 축제서 줄꾼 2.5m 아래로 떨어져…안전 매트 다음날 설치

국힘 1년 만에 장외 집회…“이재명 정권 심판”

울먹인 오세훈 “명태균 단호히 못 끊어낸 점 반성”…23일 항소심 선고

공개연애 구교환·이옥섭 커플, 4년 전부터 부부였네

41살 홍텐의 춤은 ‘은’에서 멈추지 않는다…AG 브레이킹 2연속 메달

인도 ‘양궁 천재’ 한국 꺾자…아버지는 과자를 선물했다

제주서 동호회원들과 자전거 타던 50대, 버스와 충돌해 숨져



